번아웃(burnout)

...종종 간호사들과 대화하거나 ICU에서 일하는 레지던트들과 함께 앉아 있을 때, 나는 방 안에 해결책에 대한 강한 갈망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단순한 갈망이 아니라 기대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그곳이나 여기서 제공할 수 없는 것, 즉 해결책이다. 사실, 도덕적 고뇌와 번아웃, 그리고 고갈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해결책이 없는 영역에서 편안함을 찾는 것을 의미하며, 고칠 수 없는 곳에서 편안해지는 것을 의미한다.해결책이 없으니, 내가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함께 존재함(presence)이다. 그 함께함 속에서, 그리고 그 앞에서 상호 탐구가 일어나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며, 이는 큰 고통 앞에서도 경이로움과 에너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고통 앞에서 함께함은 치유를 제공한다...

Philo-counseling 2024.10.15 0

살아 있으되 죽은 자를 위한 부정적 정신분석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서 중요한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필립 리프(1987)는 현대 사회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심리학화의 출발점을 자신이 '치료적 전환'이라고 부른 것에서 찾아낸다. 그는 이것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도입과 거기서 파생되어 세계를 정복한 모든 형태의 심리치료와 연관시켰다. 심리학화 현상은 이제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심리치료의 장치들은 그것에 내재하는 긍정적 역동성에 의해 안내되는데, 이는 어느 정도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특성이기도 했다. 심리 산업(psy-industry)은 세계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전문 지식의 한 사례로 자리 잡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자신, 타인, 그리고 우리가 속한 집단과의 관계를 ..

Philo-counseling 2024.09.18 4

슬픔의 해부학 또는 지형학?

슬퍼할 때 나는 무엇보다 먼저 ‘나의 훌륭한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명제를 냉정하게 받아들인 다음 슬퍼하기 시작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그처럼 끔찍한 사건에 대한 실제적인 완전한 인정이 격동이다. 앞에서 묘사하는 그대로 말이다. 즉, 가슴에 못을 박는 것 같은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현상(appearance)이 거기에 앉아 ‘그러면 너는 어떻게 할 거니?’하고 묻는 것이다. 비록 여전히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건강을 회복한 엄마의 모습이 또한 거기에 앉아 있었다. 만약 죽음의 이미지를 수용하려고 가까이 가면, 만약 사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면, 바로 그 순간에, 바로 그러한 인지적 행위 자체 속에서 나는 세상의 못을 내 가슴에 박게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음의 격동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격..

카테고리 없음 2024.08.30 2

철학상담사의 조건

감동시키는 자가 젊은이를 얻는다. … 스스로 감동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감동시킨다. … 감동을 주지 않는 것 … 사실들, 팩트들, 정보들, 인식들, 지식, 어떻게에 대한 질문들, 숫자들의 형태로 제시되는 설명들 … . 젊은이들과 함께 철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에 대해 그들에게 강의할 필요가 없다. 젊은이들은 그들과 말하고 있는 네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네게서 알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철학자나 철학에 대해 말하지 말고 철학자로서 그들에게 말하라. 만약 네가 그것을 원치 않거나 할 수 없다면, 가서 너 같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라, 왜냐하면 거기서 너는 항상 잘 대접받고 … 안전하기 때문이다. … 이제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럼 누가 여전히 교사인가? 우리가 철학자라고? 그건..

Philo-counseling 2024.08.26 2

곤경 없음의 곤경(Not der Notlosigkeit)

"Not der Notlosigkeit" 같은 류의 말장난으로 하이데거만큼 재미를 본 철학자가 또 있을까?그이의 과거 행적이야 탓할 수 있고 또 탓해 마땅하겠으나 - 국내에서 "Heil Degger!"를 외치는 사람들 생각은 다를 수 있긴 하겠다 - , 그가 보여준, 시대 분위기에 대한 인문학적 감수성만큼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철학상담 수업에서 난감하게 여겨지곤 하는 부분은, 나이나 인생 경험에 비해 너무 버거운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도 학생들이지만 실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학생들에게는 대체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하는가이다. 아니, 문제가 없다는 게 어째서 문제란 말인가? 모든 일들이 다 잘 풀리고 주변 상황이 어려움 없이 제대로 굴러간다는 얘기 아닌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전공 과목을 ..

Philo-counseling 2024.08.1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