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 240

맥아더와 아이크

"맥아더와 식사를 할 때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를 알게 되지요. 그러나 아이크(아이젠하우어)와 식사를 같이 하면 제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된답니다." 두 사람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뉴욕 타임즈 기자가 한 말이란다.모르긴 해도 어설픈 리더십 강의의 단골 소재 정도는 될만도 하긋다.그런 강의를 통해서라도 - 대개는 인맥쌓기가 목적이겠다마는 - 꼭 리더가 되겠다는 욕망을 지닌 사람이라면 난 되려 아이크 류의 인간과는 조금(!) 거리를 두라고 조언하겠다. 아이크 같은 사람은 내 이익과 무관하게 내게서 어쨌든 자신이 원하는 걸 얻어가고야 말테니까.

Miscellaneous/etc. 2025.04.01

어른을 위한 영화

https://youtu.be/cfW-IvOzka0?si=Q1JNuxiFPXtWO5KE자막이 없어 ... ㅠ끝부분으로 갈수록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영화.내가 보기엔 그저 평범한 (그래서 조금 비겁한?) 아버지와 극단에 가까운 이상주의적 윤리주의자 어머니 그리고 순수하지만 아주 용기있는 아들의 이야기 같다. 이런 아들을 둔 부모의 삶은 마냥 행복하지는 못 할지라도 나름 성공한 인생 아닐까?

Krebs 7 (2025.3.7)

https://youtu.be/Az-MGC8JPWg?si=rLHsTdppDLPhMWhJ "출발지에서 종점까지 빤히 보이는 길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 그런 길이 있다면 질려서 운전하는 맛이 없을 겁니다."유학시절 독일 아우토반 위에서 내가 간파했던 독일 고속도로와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차이가 바로 이거였다! 난 운전할 차가 없어 얻어 타는 게 전부였지만, 언덕과 고개, 산맥으로 가득한 한반도와 달리 드넓은 평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굳이 완만한 곡선으로 뚫은 이유는 십분 짐작되고도 남았다. "[인간은] 앞날을 미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겁니다. ...만약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면 살맛이 안 날 것입니다. ...인생은 모르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태어나..

Miscellaneous/etc. 2025.03.08

Krebs 6 (2025.2.27)

방사선 조사 후유증은 상당히 늦게서야 나타난다고들 하는데, 벌써 통증 사흘째. 대낮부터 누워있자니 기분이 여간 착잡한 게 아니다. 비몽사몽 진입 중에 별안간 휴대폰이 울린다. ”요새 출근 안 해? 이사 전에 보자더니 왜 감감 무소식이야?“ 한줌도 안 되는 친구 중 한 녀석이 안부 전화다. 최후까지 내곁에 남는 건 누굴까? 뜬금없이 떠오르는 생각이다.어쩌면 마누라나 자식이 아니라 친구일지도. 이도 저도 아니면 반려동물이라도 키워야 할라나? 아니지. 말년에 갸들 개모차나 밀고 다니는 집사 노릇은 할 짓이 아니라고 본다. 차라리 저번에 애니매이션에서 봤던 것 같은 약간 어수룩한 AI 장착 로봇이 낫지. "대체 어떻게 산 거냐? 암에나 걸리고." 헉, 이건 얼마 전 인터넷에서 어떤 암 환우가 암환자에게 가장 ..

Miscellaneous/etc. 2025.03.07

Krebs 5 (2025.2.17)

방사선 치료 담당의사는 아들 녀석 나이 정도나 되었을까, 앳된 여의사다. 눈빛이 초롱초롱… '사이버나이프'라는 정말 생소한 이름의 치료법으로 결정되었단다. 여전히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가 ㅡ 평소 잘 꾸지도 않던 요상한 꿈은 비몽사몽간에 또 왜 그리 자주 꾸는지! ㅡ 포기하고, 대신 큰 병원 외래로 가기 전까지 원래 다니던 대전 병원 어플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생검 확인 작업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잠이 들긴 했었나? 새벽에 눈이 떠져 폰으로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암 전문 기관 의사들이 공동 집필한 논문을 찾을 수 있었다. 국내엔 2002년경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술되기 시작한 것 같으니 아직 보급된 지 20여 년밖에 안 된 새로운 방사선치료기법인가 보다. 금침을 체내에 영구적으로 삽입하..

Miscellaneous/etc. 2025.03.07

Krebs 4 (2025.1.21)

방사선 종양학과 대기실은 머리에 두건 쓴 여성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부작용 때문이리라. 나야 여차하면 집에서 머리카락을 밀어내면 되니 그 사람들보다야 특권을 누리는 셈이다.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어떤 여성 환자가 간호사에게 잔뜩 불만을 털어놓았다. 몸이 무척 불편하고 보호자도 없는 듯 보였다. 나중에 병원 관계자가 와서 진정시키는 걸 보고서야 내 마음도 평정을 되찾았다. 새벽에 깨어 폰 들여다보다 우연히 어느 암 환자 블로거의 글을 발견했다. 어차피 공동주택인 아파트 단지 내에서 지들이 데리고 아니 모시고(!) 다니는 반려동물 똥오줌도 분간 못해 치우지도 못하는 인간들이 천지 삐까리인데, 그들한테 뭔 제대로 된 위로를 받아내겠다고 ㅎ."Quid desideras, quod consolatus es ab..

Miscellaneous/etc. 2025.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