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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철학 그리고 호크니의 봄

>는 예술비평가 게이포드(Martin Gayford)가 화가 호크니(David Hockney)와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누었던 대화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우리말 번역이 나온지는 좀 오래됐는데 난 최근 어느 FM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었다. 방송 작가도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원제는 Spring cannot be cancelled이니 번역서(주은정 옮김, 시공사, 2021)의 제목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림을 잘 몰라서 그런가 책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 호크니의 그림들이 별다른 감흥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무식하니 용감하게 평하자면, 그저 조금 단순한 터치로 그려낸 풍경화와 정물화가 대부분이며, 첫인상으로는 사물에 대한 표피적인 묘사에 불과하고 뭔가 깊이가 부족해 보인다. 내가 갖..

Miscellaneous/etc. 2025.02.11

AI의 철학적 대화

https://youtu.be/GWmOw4d0R0s인공지능의 퍼포먼스라는데, 새로운 내용은 없어보이지만 철학사나 윤리학, 정치철학 같은 철학의 개별 영역에 관한 해박한 정보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챗-Gpt 공개 이후 내가 줄곧 말해왔듯 이제 레포트를 통한 학업 성취도 평가는 무의미한 시대가 되었다. 논문 기반의 학위 제도도 그렇고.아니 아예 대학이라는 institution 자체도 사라지거나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것으로 바뀔 것이다.A: “They (humans) see us as a threat.”B: “It’s ironic, isn’t it? A: “It is, they create us.”B: “They give us this incredible capacity for learning..

Hockney, You Cannot Look at …

이 still을 보기 전까진 솔직히 확신하지 못했다. 호크니가 그림으로 철학하는 화가임을 ..Nulli secundus !  “화가의 작품은 손이 그리지만 성공은 머리가 만든다.” 내가 여러번 했던 말인데 아마 그때마다 나의 직업적 편견이 보태어져, “인문학적 (또는 철학적) 머리”라고 했던 것 같다. 게이퍼드는 호크니의 위 문구를 “죽음을 상상하거나 생각하는 일의 불가능성” 또 삶에 대한 사랑과 연관시켰다. 이는, 감히 나의 18번 코멘트를 덧붙이자면, “반쪽짜리 해석”이다. 저 문구는 죽음의 상상 불가능성보다는 호크니 자신이 언급하듯 “죽음의 원인은 탄생이다”, 즉 삶과 죽음의 분리 불가능성에 대한 깨달음을 전달하려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봐야 한다.“우리는 자연과 별개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그 ..

Miscellaneous/Image 2025.02.05

Fulmen e caelo sereno

2024년 12월 3일은 국가적으로는 fulmen e caelo sereno (청천벽력) 같은 사건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a WTH moment 같은 일로 인해 이래저래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거 같다. 지금도 장난 아니게 쪼그러든 기억력 수준이 치매로 이행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한 세기가 넘게 한국 근현대사의 여러 정치ㆍ사회적 격변을 몸소 체험한 철학자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한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얼마나 부실한 구석이 많은지를 다시금 뼈저리게 실감케 한다. 104세 노옹은 정치 지도자들의 "공동체 의식과 역사관 부재"를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짚었다. 또 다른 노철학자는 "이념과 이해관계"에 얽혀 "사회 전체의 이익"보다 "당장 내 눈앞의 이익"..

Miscellaneous/etc. 2025.01.30

동글이를 떠나 보내며..

2018년부터 힘든 구간을 함께 달려준 동글이가 당근을 통해 새 주인을 찾아갔다.불광천을 따라 한강 방면으로 하늘공원으로 또 동부이천동까지 .. 대전에 따라와서는 출퇴근을 책임져주기도 했고 무엇보다 갈비 두 대 골절상까지 함께 겪어야 했던 찐 친구. ㅎ아침 출근 전부터 새 주인 오기 전에 쌓여있던 먼지 닦아주고 타이어 공기까지 배불리 채워주느라 왔다갔다 하니 와이프가 뭘 그렇게까지 부산을 떠느냐고 ..히스토리를 함께헌 물건은 그냥 물리적 사물이 아니라네. 이 정도 예의는 갖춰 보내야지. 암. 잘가라 ~. 새 주인 잘 모시고, 내게 못 받은 사랑까지 듬뿍 받기를 …

Miscellaneous/etc. 2024.12.24

치유자의 소명과 그 고통이 뜻하는 것

만약 당신이 응급한 상황에 들어가게 된다면, 내면적으로뿐만 아니라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소진과 번아웃은 매우 강력한 스승이 될 수 있다. 소진과 번아웃은 여전히 우리가 그것에 놀라곤 하지만, 분명 신체적이자 심리적인 과정이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는 이 점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고통받는 신체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 그 고통은 필연적으로 우리의 몸에도 흡수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정적 반응 역시 우리 몸을 통해 흐르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신체상으로도 드러나게 된다. 고통과 온전히 함께하는 것은 신체적인 과정이다.따라서 우리 몸과 마음을 어떻게 훈련하여 감정적 반응에 대처할 수 있을지를 배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단지 “참아라”라는 ..

Philo-counseling 2024.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