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etc. 97

法과 劍, 그 어그러진 影 von ChatGPT

Homunculus에 관한 학술적인 질문엔 계속 거짓말로 뻔뻔하게 응대하던 챗지피티와 Perplexity.원서 해당 페이지를 캡쳐해 들이미니 그제서야 오류를 인정하고 "죄송"하다고."번역서나 2차 해설에서 개념을 정리하며 추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착오가 생겼단다.결국 AI 헛소리의 뿌리는 칠칠치 못한 빙구리 인간의 허접쓰레기(글)라는 얘기.내가 다시, "너를 도저히 믿지 못하겠어"하니까 반응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에서 정확성에 오류가 있었던 부분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당신이 신뢰를 보낼 만한 정보를 원하셨고, 저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한다. 혹시 너 시도 쓸 수 있겠냐 하니, 반색이다. "물론이죠! 어떤 주제나 분위기의 시를 원하시나요? 예..

Miscellaneous/etc. 2025.07.11

Krebs 10 (2025.6.19)

에세를 읽다 보니 새삼 병을 대하는 몽테뉴의 태도가 작지 않은 울림을 준다.너는 아픈 것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병의 도움 없이도 죽음은 너를 능히 처분한다. 어떤 이들은 병이 죽음을 멀리 떼어 놓기도 하는데, 자기들은 이제 다 끝나 죽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더 오래 살았던 것이다. 더 나아가 어떤 상처들이 그렇듯 치료해 주고 건강을 돌려주는 병들도 있다. 결석은 흔히 당신 자신보다 더 싱싱하게 살아 있다. 어린 시절부터 극도의 노년기까지 줄곧 이 병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도 보게 되지만, 자기들이 먼저 이 병을 떠나지만 않았다면 이 병은 훨씬 더 오래 그들과 동행할 참이었다. 병이 당신을 죽이는 것보다 당신이 병을 죽이는 경우가 훨씬 흔하며 [병이 치료되었다는..

Miscellaneous/etc. 2025.06.19

"폭싹 ... "와 "sub specie aeternitatis"

작년 여름 서귀포 보름 살기 중에 담은 한 컷 속 제주 방언을 모처럼 드라마 제목으로 만났다. 별 생각 없이 주변의 추천으로 보았다가 정말 민망할 정도로 많이 울었다. 드라마의 전개가 현재와 과거를 수시로 오가면서 동일한 상황을 다시 경험하게 해주는 방식이 상당히 주효했다고 본다. 그때마다 주인공들과 보는 이들은 동일한 사태를 상당히 다른 이해의 깊이와 지평의 변화로 마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작가는, 등장 인물들이 시간의 흐름이 지나고 과거를 다시 회상할 때면 으레 당시엔 이해가 불가능했던 일들과 그것들의 의미를 비로소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끔 스토리를 전개한다.물론 나이를 먹는다고 이해의 깊이나 폭이 더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처럼 fake로 살지 않고 나름 치열하게 산다면 ..

Miscellaneous/etc. 2025.05.24

Krebs 3 (2024.12.9~10 & 2025.5.10)

2024.12.9피터 씨, 오랜만입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건강은 어떠하신가요? 당신의 한국어 번역서는 이미 아시다시피 기대에 비해 반응이 그다지 좋지는 않아서 안타까워요. 우리나라에서의 철학상담에 대한 관심도 10여년 전만 못하다고 느껴집니다.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닐 거 같지만 정확하게 특정하기는 어렵군요. 진중한 자세로 배우려는 태도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게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나도 이제 정년까지 한 학기만 남겨놓았는데, 최근에 암진단을 받고 보니 당신이 2016년에 항암치료 받았던 게 기억이 나서 안부 확인 겸 메일을 보냅니다. 지금은 완치된 상태인가요? 그 당시 “a foggy brain”이라는 표현을 쓰셨었는데, 이제 나 자신이 그런 치료를 앞두고 있다 보니 새삼 ..

Miscellaneous/etc. 2025.05.10

Krebs 9 (2025.4.29)

방사선 종양학과 치료를 위해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에서 마주치게 되는 환우들의 모습은 크게 두 카테고리로 나눠볼 수 있다.첫째 그룹은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케이스로, 어두운 안색에 누가 봐도 화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른 사람의 존재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한 몸짓으로 대충 환자복이나 사복을 뚝딱 갈아 입고 나가버리는 경우다. 난 처음에 조금 어색하고 뻘쭘했던 게, 그래도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이니 다른 건 몰라도 뭔가 병력이나 치료 또는 병원, 의사 등에 관한 짤막한 정보 정도는 예의상 서로 주고받을 수 있겠거니 싶었는데, 목례 같은 간단한 인사조차 교환할 틈도 주지 않고 대부분 밖으로 휙~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이해 못할 현상은 아니다. Krebs 진단 받고 방사선 치료 때문에 온 사람..

Miscellaneous/etc. 2025.04.29

Krebs 8 (2025.4.27)

세상에서 가장 흔한 조언을 꼽으라면 단연 건강에 관한 것이리라. "질병에 걸리는 것은 갑자기 산이 무너져 내리듯이 오지만, 병이 낫는 것은 가는 실을 뽑는 것처럼 조금씩 나아간다." 몇몇 블로거의 글이 출처 언급 없이 인용하고 있는데 나름 인생 경험을 반영한 말 같다. "건강은 유일무이의 보배이며, 이것을 얻기 위해 인간은 생명 자체까지 내던진다." 이건 몽테뉴가 한 말이라는데 에세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내 독서 시력이 나빠진 탓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난, "모든 인간은 행복하기를 추구한다. 예외란 없다. 그들이 어떤 다른 방법을 쓰든 [심지어 자신의 목을 매달려는 자도] 모두 이 목표를 향한다"라는 파스칼의 문장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기이하다면 기이하다고 할 수 있는 사실은 그렇게나 많은 건..

Miscellaneous/etc. 2025.04.27

허세 빼기 전문가 몽테뉴의 노년에 대한 경고

[노화와] 병 덕택에 갖게 되는 영혼의 건강이라니, 치사한 치료법 아닌가! ... 기쁨을 맛볼 때보다는 고통을 소화시켜야 할 때 나의 이성은 더 산만해지고 힘들어 한다. 맑은 날 나는 더 또렷하게 세상을 본다. 건강은 질병보다 나를 더 유쾌하게, 그러므로 더 유익하게 깨우쳐 준다. 즐길 수 있는 건강이 있을 때야말로 나는 가장 많이 개선과 절제 쪽으로 나아갔다. 건강하고 발랄하며 활력 넘치던 시절보다 노쇠의 비참과 역경이 더 나은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생각할 때 그 동안의 [즉, 젊고 건강하던 시절의] 내 모습이 아니라 그 상태가 멈춘 모습으로 기억한다면, 나는 부끄럽고 분할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인간의 행복을 만드는 것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견유학파의 창시자] 안티스..

Miscellaneous/etc. 2025.04.16

맥아더와 아이크

"맥아더와 식사를 할 때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를 알게 되지요. 그러나 아이크(아이젠하우어)와 식사를 같이 하면 제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된답니다." 두 사람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뉴욕 타임즈 기자가 한 말이란다.모르긴 해도 어설픈 리더십 강의의 단골 소재 정도는 될만도 하긋다.그런 강의를 통해서라도 - 대개는 인맥쌓기가 목적이겠다마는 - 꼭 리더가 되겠다는 또는 리더의 눈에 띄어보겠다는 욕망을 지닌 사람이라면 난 되려 아이크 류의 인간과는 조금(!) 거리를 두라고 조언하겠다. 아이크 같은 사람은 내 이익과 무관하게 내게서 어쨌든 자신이 원하는 걸 얻어가고야 말테니까.

Miscellaneous/etc. 2025.04.01

Krebs 7 (2025.3.7)

https://youtu.be/Az-MGC8JPWg?si=rLHsTdppDLPhMWhJ "출발지에서 종점까지 빤히 보이는 길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 그런 길이 있다면 질려서 운전하는 맛이 없을 겁니다."유학시절 독일 아우토반 위에서 내가 간파했던 독일 고속도로와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차이가 바로 이거였다! 난 운전할 차가 없어 얻어 타는 게 전부였지만, 언덕과 고개, 산맥으로 가득한 한반도와 달리 드넓은 평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굳이 완만한 곡선으로 뚫은 이유는 십분 짐작되고도 남았다. "[인간은] 앞날을 미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겁니다. ...만약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면 살맛이 안 날 것입니다. ...인생은 모르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태어나..

Miscellaneous/etc. 2025.03.08

Krebs 6 (2025.2.27)

방사선 조사 후유증은 상당히 늦게서야 나타난다고들 하는데, 벌써 통증 사흘째. 대낮부터 누워있자니 기분이 여간 착잡한 게 아니다. 비몽사몽 진입 중에 별안간 휴대폰이 울린다. ”요새 출근 안 해? 이사 전에 보자더니 왜 감감 무소식이야?“ 한줌도 안 되는 친구 중 한 녀석이 안부 전화다. 최후까지 내곁에 남는 건 누굴까? 뜬금없이 떠오르는 생각이다.어쩌면 마누라나 자식이 아니라 친구일지도. 이도 저도 아니면 반려동물이라도 키워야 할라나? 아니지. 말년에 갸들 개모차나 밀고 다니는 집사 노릇은 할 짓이 아니라고 본다. 차라리 저번에 애니매이션에서 봤던 것 같은 약간 어수룩한 AI 장착 로봇이 낫지. "대체 어떻게 산 거냐? 암에나 걸리고." 헉, 이건 얼마 전 인터넷에서 어떤 암 환우가 암환자에게 가장 ..

Miscellaneous/etc. 2025.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