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담당자의 이틀에 걸친 설득 전화에 마지못해 응한 작업이었지만 이 정도 내용의 발표도 수용 못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행사라면 그에 대한 책임은 응했던 내 판단 착오에 있었던 것 같다. 언제나 나잇값을 하려나? 인문학 진흥법 제안에 대한 소견 위기의 발단 혹은 성격 여전히 “인문학의 고사위기” 운운하는 일은 이제 충분히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 인문학 종사자가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시기가 인류 역사에 있었는지를 도통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혹시 소크라테스가 활동했던 고대 아테네 시대? 그러나 플라톤의 『국가』편은 철학자들이 얼마나 사회에 무용한 인간 부류인지를 너무도 단도직입적으로 묘사해 주고 있지 않은가? 아데이만토스는 소크라테스에게 말한다. “철학의 열렬한 애호자들이 그 학문을 젊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