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또는 정신, 마음)과 신체 (또는 물체)의 구분은 철학적인 반성 활동보다도 오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문제가 철학의 중심문제가 된 것은 데카르트에 와서라고 할 수 있다. 데카르트는 이 양자가 서로 구분되고 대립할 뿐 아니라 실재 세계의 전체를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 그 이전 시대 (예컨대 고대)에도 영혼과 신체의 이분법은 존재했지만 배타적인 이분법은 아니었다. 애당초 양자의 구분이 문제가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신체, 즉 물체 가운데 생명이 있는 물체와 생명이 없는 물체가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것 말고도 인간이 신체적인 죽음 이후에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게 될 것인지 하는 문제, 또는 연속성 내지 자기 동일성의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도 그 계기를 마련했을 것처럼 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