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일기

옥스포드 10주차

Kant 2010. 3. 8. 04:02

오랜 역사, 학문적 전통을 지닌 옥스포드 대학 출판사 그러나 ...

지난 몇 년 사이 전통의 대학 도시인 이곳 역시 작지만 심각한 변화가 있었던 듯하다. 골목골목 많았던 중고서점들이 거의 사라지고 대신 휴대폰 가게들, 버거킹, Pret A Manger, Subway 같은 패스트후드점이 많이 늘어났다.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휴대폰을 계약하게 만들고 아직도 계약파기 문제로 날 성가시게 만들고 있는 휴대폰 가맹 대리점
  


옥스포드 출신들에게 기증 받은 헌책 판매와 카페로 운영되던 Reservoir 같은 책방이 없어진 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전화로 연결된 Ex-운영자는 한참이나 이국에서 온 옛 고객에게 포시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눈 앞의 경제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 옥스포드의 학문적 전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책으로 시를 망치고 있다는 게 그의 주... 전화 끊을 생각을 아예 안 하는 듯 ... 블라 블라 블라 ...
하기사 헌책 냄새 물씬 풍기는 중고서점이 사라지고 대신 먹거리 가게나 휴대폰 가게들로만 넘쳐나는 옥포를 보고 실망하지 않을 방문객이 있을까?
중고서점뿐 아니라 Border 같은 일반 대형서점조차 문을 닫았으니 레저봐 운영자의 불만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내가 "Anyway ..." 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통화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 Anyway는 참 간단하면서도 유용한 표현이지 싶다.

 다행이 아직 영업 중인 블랙웰 서점

블랙웰 내부의 철학서 코너.  옥스포드 대학 서점, 워터스톤 등과 더불어 아직 건재하긴 하나 고객 수나 매장 분위기는 예전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옥스팜이 옥포 중고서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