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4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4)

3. 디오니소스 이제 소크라테스에 대한 니체의 이상스럽고 애정어린 증오로 돌아가 보자. 베르트람이 이미 그 점에 관해 본질적인 내용을 진술한 것은 맞지만, 아마도 니체의 복잡한 태도는 그가 향연의 소크라테스에 대해 언급했던, 덜 자주 주목받는 요소들 중 일부를 고려해 보면 더 잘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니체는 소크라테스의 기이한, 유혹하는 힘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니체는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이 조롱하고 현혹하는 괴물, 피리 부는 아테네인은 거만하기 이를데없는 젊은이들을 떨게 만들고 흐느껴울게 만들었다”고 적었다. 니체는 이러한 유혹의 심리적 과정(mechanism)을 정의하려 한다: “나는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반발을 야기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Philo-counseling 2022.05.21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3)

Eros 소크라테스는 서양 사상의 역사에서 최초의 개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베르너 예거의 지적, 즉 플라톤과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에 관한 자신들의 글에서 소크라테스의 문학적 초상화를 스케치하면서 독자들이 소크라테스의 독창성과 독특함을 느낄 수 있게 하고자 노력했다는 지적은 옳았다. 그들은 확실히 소크라테스가 누구와도 비교 불가능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특별한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러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같은 사실은 키르케고어가 지적한 바와 같이, 소크라테스의 성격을 묘사하기 위해 플라톤이 사용한 말뭉치에서 자주 반복되는 '아토포스'(atopos, 특정 범주에 한정되지 않는 것), '아토피아'(atopia, 규정할 수 없고 형용할 수 없는 것), '아토포타토스'(atopot..

Philo-counseling 2022.05.14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2)

소크라테스의 가면은 아이러니라는 가면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또는 테오프라스토스가 eironeia라는 어휘를 사용하는 원문을 검토해보면, 아이러니란 개인이 실제보다 열등하게 보이기 위해 자기비하를 사용하는 심리적 태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은 대화 상대방이 옳다고 인정하는 척하면서 상대방의 관점을 채택하는 담론 기술 내지 용법의 한 형태다. 에이로네이아는 청중이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기를 기대하는 말이나 연설을 사용하는 수사적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확실히 소크라테스식 아이러니는 이 같은 형식을 취한다. 키케로의 말을 빌리자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비하함으로써 자신이 반박하고 싶어한 적들에게 필요 이상의 것을 양보하곤 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인들이 '아이러니'라고 부르는 일종의 시치미 떼기를 ..

Philo-counseling 2022.05.12

정의(正義)가 전부인 사회

지난 여름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의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가 최장기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다더니 MB정부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로 ‘공정 사회’를 제시했다 한다. 샌델의 책은 아직 읽어 볼 기회는 없었지만 목차만 보아서도 베스트셀러가 될만큼 쉬운 책 같지는 않은데 참 희한한 일이다. 워낙 커다란 기업형 출판사가 출판한 책이라 특별한 매출 전략이라도 동원됐었나? 암튼 요즘 같은 세태에 철학 관련 책이 그것도 왕초보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닌 책이 많이 팔렸다는 사실은 (책이 팔려 나가는 거하고, 그 책들이 읽히는가 또 읽힌 책이 이해되는가하고는 별개의 문제지만) 좋은 일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공정사회"란 "사정이..

Philosophical 2010.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