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ical

판단력비판(Kritik der Urteilskraft, 1790) 강독

Kant 2013. 12. 22. 16:39

 

1. 판단력비판 어떤 작품인가? (영향사)

- F. 쉴러(1791.3.3. 친구 쾨르너에게 보낸 서한): 내가 요즘 무엇을 읽고 있는지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자네는 모를 걸세. 바로 칸트일세. 칸트의 판단력 비판을 구입해 읽고 있는데 그 명쾌하고 풍요로운 내용이 나를 매혹시켜 점점 더 그의 철학 속으로 나를 빠져들게 하고 있다네. 이성비판과 같은 철학적 체계들은 별로 친숙치도 않고 또 너무 어려워 시간을 빼앗아 가지만, 나 자신이 이미 미학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 보았고 또 많은 경험도 있기에 판단력 비판은 훨씬 쉽게 읽고 있지. 간단히 말하면 KU는 내가 오르지 못할 산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을 좀 더 세심하게 연구해 보고자 하네.”

(1792.1.1. 같은 이에게): 나는 요즘 커다란 열정을 갖고 칸트철학을 공부하고 있지. 나는 그것을 철저히 규명할 때까지는 내 손에서 놓지 않으리라 단호히 결심하였다네.”

 

Über die ä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1795)

 

 

- 괴테: 예술론과 자연과학(생물학)적 탐구의 결합에 대한 철학적 기초를 KU에서 찾음.

- H. 아렌트, J.-F. 리오타르: “반성적 판단력개념 등에서 그들의 정치철학적 도구를 발견.

- 목적론에 관한 내용은 당연히 역사철학과도 긴밀.

매우 상이한 방향에서, 상이한 시대에 지속적으로 새롭게 해석되고 수용.

 

 

2. KU가 칸트(1724-1804)철학 내에서 & 철학사적으로 가지는 의미와 위치

전자 - 발전사적인 의미: 미의 문제 · 목적론적 사고방식에의 관심

         ②체계적 의미: 비판철학 전 체계의 완성?

후자 - 칸트와 동시대 및 근세철학에 불러일으킨 반향. 현대의 관심. 사실상 이 강의의 범위를 넘어섬.

 

2.1. 칸트와 미학

- (현상)에 대한 칸트의 관심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존재.

- Beobachtungen über das Gefühl des Schönen und Erhabenen (1764):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한 칸트의 관심과 지식수준을 보여주는 작품. 주로 심리학(인간학)적이고 경험론적인 방향에서 미현상을 다룸.

- 기타 작품: 논리학, 형이상학 강의 등에서도 인식의 문제, 인식 능력*의 문제와 관련하여 언급.

 

* A. G. Baumgarten - 미현상의 경험을 인식과 결부시켜 규정. “명석”(clara)하지만 판명(distincta)하지 않은 인식(confusa). 판명성은 개념형성의 조건이지만 대상의 표상을 추상화하는 가운데 그 풍요로움을 잃게 된다.

G. F. Meier - “아름다운 인식”(schöne Erkenntnis, cognitio pulchra vel aesthetica): 경험적인 인식이면서 역시 “distincta”하지 않은 인식. 인식의 다양한 내용들이 서로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인식.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생동감 있고 풍요로운 인식. (porno?)

 

- 1770년 교수취임논문을 보완하려는 계획을 설명하면서 M. 헤르츠에게 보낸 편지(71.6.7)에서 감성과 이성의 한계라는 제목의 저작 구상 중이며 취미론의 본질까지 다루겠다고 밝힘. 1772.2.21.에는 감정, 취미, 판단력의 원리들과 그것들이 가져오는 결과 즉 쾌(), (), ()”에 관해서 이미 많이 생각해왔다고 함. But,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던 보완작업은 10년을 걸려서야 KrV(1781)로 나타남.

- KrV의 초판까지 미에 대한 판정능력을 경험적인 것으로 간주. 미 현상의 탐구는 선험철학의 범위 밖.

- KrVB(1787, B 35, 주석), KpV(1788)에서는 취미판단의 선험적 원리를 언급.

- 칸트의 착안점: 미에 대한 판단에 주목. 인식적 또는 논리적 판단(“이 분필은 흰색의 원통형 막대이다”), 도덕적 판단(“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은 아주 몹쓸 짓이다”)과 구별되는 미적 판단(취미판단) 고유의 특성을 드러내고자 함. 미적인 것 자체, 아름다움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어떤 것을 아름답다라고 판단하는 우리의 판정 능력을 문제 삼은 것.

 

2.2. 칸트와 목적론

- KU의 구조와 관련해 줄곧 논란되어 온 부분: 미적 판단과 목적론적 판단의 결합

- “두 권으로 출판했어야 했던 상이한 주제들”(H. Cohen); “barocke Vereinigung” (Schopenhauer)

- 괴테: 미학의 원리와 목적론적 원리의 결합 속에서 시인이자 자연 탐구가로서 자신의 활동이 철학적인 보장을 받게 된다.

- 보편 자연사와 천체 이론(1755): “모든 천체의 형성과 그 운동원인, 간단히 말해 우주의 현 시스템의 기원을 알아내는 것이 하나의 잡초나 누에고치의 생성을 기계적 원인들에 의해 분명하고 완전하게 해명하는 것보다 더 수월하다.” 칸트가 자연과학의 메커니즘에 몰두하면 할수록 목적론적 관점에 대한 관심도 깊어갔다. (KrV선험론적 변증론끝부분에서 자연에 대한 목적론적 고찰방식을 인간이성의 통제적 이념과 결부시킴)

- 이 세계 내의 사물들은 기계적 자연법칙(뉴턴)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2.3. KU의 체계적 위치

- KU의 출간은 비판철학 체계의 완성을 의미.

1비판: 이론인식(수학·자연과학)의 세계를 탐구. 수학적, 자연과학적 인식의 보편적 규칙들과 그 타당성의 근거와 한계.

2비판: 실천의 문제. 도덕적 가치와 행위의 기준. 욕구 능력인 의지의 법칙 내지 자율의 규칙을 탐구.

- 두 비판서들은 크게 자연자유라는 두 영역(서로 다른 두 질서)을 독립적으로 다룬 것. 전자는 현상계(감성계), 후자는 예지계(초감성계, 물자체계)

- KrV: 주요 능력인 지[](Verstand, 이론이성)이 스스로 선험적인 법칙을 부과함으로써 현상계의 대상들(자연)에 대한 경험적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보임. 이때 물자체는 인식 불가.

- KpV: 실천이성(의지)KrV이 남겨둔 영역, 즉 물자체계에 관여하는 능력이다. 특히 도덕적 행위 주체로서의 인간(자연으로서의 인간이 아님)을 다룬다. 물자체로서의 인간은 (지성의 기능에 뿌리를 둔) 인과적 자연법칙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유의 법칙(도덕법)에 따른다.

- KU: 위의 서로 다른 두 세계, 두 질서를 화해시키고 통일시키려는 의도. 자연과 자유의 화해와 통일은 그 양자들 위의 제3의 영역을 통한 것이 아니다. ‘통일보다는 이행’(Übergang, transition)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자연 개념의 영역으로부터 자유 개념의 영역으로의 이행”(B LVI)

 

2.4. 자연계로부터 자유계로의 이행

- 기본적으로 자연계에 대한 자유계의 우위 내지 지배(지성 또는 이론 이성에 대한 실천 이성의 우위)를 인정 필연적 법칙에 따르는 기계적 자연이라는 관점이 극복되고, 자유에 의해 설정된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또 그것에 의해 설계된 자연이라는, 소위 목적론적 자연관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세우려는 시도.

- 자연계조차 기계론적으로만 고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극단적인 기계론(결정론)과 비결정론이 대립하기만 한다면, 인간이 과연 자연의 일부로서 그 자연 질서 내에서 그것과 별개인 또는 자연 질서를 초월하여 명령하는 도덕법칙을 따라 행동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 KrV에서 칸트가 제시한 입장은 극단적인 기계론·결정론은 아니다. But, 자연계에서는 예외 없는 자연법칙의 지배를 인정했다.

- 그러한 주장만으로도, KpV에서 말하는 도덕법칙에 따르는 행위 즉 자율적인 행위 역시 자연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지성적 자연법칙에 의해서만 규정되어야 한다.

- 물론 KpV에서는 실천이성의 요청들(자유, 영혼불멸, )이 도덕 행위의 성립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특히 자유개념이 중요. 실천적 신앙·이성 신앙 차원의 해결일 뿐, 자연 경험에 기초하여, 인간이 자유로운 행위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도덕적인 목적이 자연 내에서 현존 가능하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 이를 설명하려면, 동일한 행위가 자연법칙에 의한 것이면서 동시에 자유의 법칙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라는 것이 실제로 파악될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연의 질서가 자유의 질서와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설명되어야 한다. 반성적 판단력’ & ‘자연의 합목적성

- 인식의 문제와 실천의 문제를 인간의 심성능력(지성 내지 이론 이성, 의지 내지 실천이성)을 비판함으로써 해결하려 한 것처럼, 3비판도 그 능력 중 하나인 판단력을 비판.

 

판단력이란?

- KrV에서는 감성, 지성과 더불어 인식능력의 하나이지만, 광의(廣義)의 지성 속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 감성은 직관을 제공, 지성(협의[狹義])은 직관의 표상들을 결합하여(사고작용) 대상의 개념을 제공.

- 직관은 시간·공간 형식을 통해 주어지고, 직관표상들의 결합은 지성 개념들, 즉 범주에 의해 이루어짐. 범주는 결합의 규칙, 사유의 규칙.

- 판단력은 감성을 통해 주어진 낱낱의 직관 표상들(붉음·부드러움·향기로움·사랑스러움)이 어떠한 범주에 의해 결합(정돈)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능력 규정적 판단력.

Ex) ‘실체의 범주에 의한 결합 붉고, 부드럽고, 향기롭고, 사랑스러운 어떤 사물에 대한 표상을 얻게 됨.

원인의 범주에 의한 결합 붉은 빛(향기로움)이 부드러움(사랑스러움)의 원인이라는 표상을 얻게 됨.

판단력은 어떤 것을 (결합·사유의) 규칙 하에 포섭하는 능력 또는 특수를 보편에 포함된 것으로 사유하는 능력.

 

- KU에 오면 칸트는 규정적 판단력과 구별되는 반성적 판단력을 소개한다.

- 전자는 규칙(원리·법칙), 즉 보편이 주어져 있을 때 특수를 즉 어떤 개별 사례를 그 보편 아래에 포섭하는 능력. 후자는 특수만 주어져 있을 때, 그 특수에 대하여 보편을 찾아내는 능력.

- 전자는 지성개념(범주)이라는 인식주관에 주어진 규칙을 갖고 경험에서 주어진 다양한 직관을 포섭, 정돈하여 인식을 가능케 함. 주관 객관. 도덕적 선의 실천도 마찬가지.

- 후자는 다양한 직관들로부터 그것들을 통일시킬 수 있는 규()칙성을 찾아 나아가는 능력. 객관 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