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ical

“사회” 개념에 대한 현대사상의 이해

Kant 2007. 7. 20. 09:45

사회 개념에 대한 현대 사상가들의 이해에는 크게 세 가지 방향이 있다.

먼저 사회적 행위나 상호 작용interaction 및 그것들이 포함하고 있는 특별한 종류의 의식을 통해 이해하려는 방향이 있다. 베버Max Weber는 사회적 행위를 “행위자나 행위자들이 그 행위를 통해 의도하는 의미가 다른 사람의 행동과의 관계를 포함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사회관계란 “여러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에 부여하는 의미와 관련하여 그 행동을 서로 적응시킬 때” 성립한다. 이렇게 보면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반드시 사회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서로에게 길을 양보하려는 두 명의 운전자들 사이에서 사회적 행위 내지는 사회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관계는 의미 작용을 한다고 보기 힘든 동물들의 집단에서도 성립할 수 없다.(베버는 오직 의식적으로 선택한 목적을 합리적으로 추구할 때 “의미 있는 행위”가 가능하다고 본다.)

슈츠Alfred Schütz는 베버의 정의를 수정하여, 행위자들 사이에 서로 상대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상호의식이 존재하기만 하면 사회관계가 성립한다고 했다. 이러한 설명에 따른다면, 서로 상대의 의도를 의식하고 있는 포식동물과 먹이 사이의 관계도 사회적이라 할 수 있다. 슈츠는 상호의식이라는 조건 이외에도 상대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기준으로서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사회적 상호작용은 타자의 마음 상태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때 그 타자는 나의 의도를 의식하고 있으며, 또 내가 그 타자는 나의 의도를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도 의식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그는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라 부른다.

두 번째 방향은 상호 의식적이며 합리적인 개인들이 협동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때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사회 질서에 초점을 둔다. 이 입장(개인주의적 전통의 입장)은 일종의 게임이론을 가정한다고 볼 수 있는데, 개인들이 그들 각자의 목표를 추구하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규칙을 알고 있고 또 타인들이 그러한 규칙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는 것을 상정한다. 그러나 이때 개인들 간의 의사소통이나 공개적인 동의, (규칙을 어겼을 경우에 대한) 사회적 제재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같은 방향의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개인들은 별도의 의사소통이나 물리적 제재의 위협 없이도 도로의 흐름에 맞추어 운전하게 된다는 것. David Kellogg Lewis는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키는 규칙성을 “인습convention”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이 이론은, 모든 구성원들이 규칙에 복종함으로써 집단의 이익이 창출될 수는 있지만, 개개인의 이익은 그 규칙을 어김으로써 가능한 경우가 있고, 그 경우 그 규칙, 즉 질서가 와해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를 만족스럽게 설명하지 못한다. (국방의 의무 같은 경우)

셋째 방향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특징을 의사소통에서 찾는다. 뒤르크하임Emil Dürkheim, 미드George Herbert Mead,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등은 유용한 정보 교환뿐 아니라 사회와 실재세계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언어뿐 아니라 행위 일반을 의사소통으로 간주하며, 그것을 통한 협동의 가능성이 사회의 근본 특징을 이룬다고 한다.


출처

Angus Ross: “Society, Concept of”, in: Routledge Encyclopedia of Philosophy, vol. 8, pp.886-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