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 2005/1/7 (11:57) |
교수님, 일전에 칸트의 도식에 관해 문의 드린 변의수입니다.
바쁘신 줄 압니다만,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궁금한 사항>
1. 칸트는 <판단력비판> (59절, 255)에서,
"상징적 표상방식은 직관적 표상방식의 일종에 지나지 않는다. 직관적 표상방식은 도식적 직관방식과 상징적 직관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라고 합니다.
칸트의 위 말로 미루어 볼 때,
가). 직관은 도식과 상징 모두에 관계하는 능력으로 보아집니다.
- 그런데, 도식 표상은 (선험적)오성 능력이고, 상징은 '유비적 재현'의 '시적 능력'으로 생각됩니다.
- 그리고, '시적 능력'은 '구상력의 표상' 즉, 상징의 능력(물론, '취미'가 개입됩니다만)이라고 할 때,
-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직관은 오성과 미적(구상력) 표상에 다 함께 관여하는 능력으로 보아집니다만,
과연 그렇다고 볼 수 있는지요?
# 저는 평소, '직관'은 오성과 미적 표상으로서의 '상상력' 모두에 관계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칸트의 글 어디선가에서, 직관은 오성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는 구절을 본 것 같아서 문의드립니다.
나). 칸트는 상징의 개념에 관해, 예를 들어 <상징은 이것이다>라고 직접적으로 명시한 구절이 없는 것 같고,
'구상력의 표상'에 관한 설명을 하는 것으로 상징의 설명을 대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잘못 안 것인지요?
교수님의 도움을 구합니다.
청주에서 변의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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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아직도 칸트와 씨름하는 것 같아 그 진지함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군요. 학위 등과 같이 구체적인 목적이 없고서는 좀체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 봅니다. 그건 그렇고 제가 요즘 개인적 사정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해서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군요.
아무튼 첫째 질문은 직관이 오성에도 관여하는 능력인가 라는 것인 듯한데 결론적으로 "그렇다"고 해야겠습니다. "관여한다"라는 표현으로 무얼 의도하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오성은 개념(범주)의 능력이고, 이 개념에 직관을 통한 감각자료가 주어지지 않으면 그 개념은 공허하여(실재성을 결여하여)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한다는 것이 칸트의 생각입니다.
반면, 개념이 없이 직관만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맹목적인 감각적 잡다함에 불과해서 역시 우리에게 무질서한 혼란만을 야기할 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성의 산물인 개념(범주) - 이것은 그 자체로는 그저 형식적이고 논리적인 결합 기능만 할 뿐이기 때문에 직관을 통해 주어지는 감각적 소재들을 하나의 특정한 대상에 대한 것으로 정돈할 수 있기위해서는 그것들(개념과 직관) 사이에 어떤 공통적인 요소가 존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공통적 요소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도식이라 보는 것입니다. 도식은 말하자면 감각자료들을 오성개념에 적합하게 매개해주는(준비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직관적 표상방식이 "도식적이거나 상징적"이라는 것은, 전자의 경우 오성개념에게 직관을 통한 실재성이 주어지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이성개념(이념)의 실재성이 주어지는 방식을 뜻하는 것일터인데, 이성개념에 적합한 직관이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식(유비 등을 통한)을 통해 그 실재성을 드러내 주는 것입니다.
두번째 질문은 - 첫째 질문에 대한 내용도 그렇지만 - "판단력비판" B254 이하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 같군요.
도움이 되었기를바랍니다.
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