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V-Clip

같은 곡, 다른 느낌

Kant 2024. 6. 27. 17:44

오르간과 피아노, 무식하면 용감하니까 감히 두 악기에 대한 내 느낌을 비교해 말하자면,
일단 오르간은 음악예술을 연주하기 위한 악기는 아닌 것 같다. 
적어도 priority 면에서는 그렇게 생각된다. 
 
1990년이던가, 첫 아이 태교 음악 들려준다고 아내와 함께 트리어 바실리카 교회 오르간 연주회 갔다가 연주 내내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수 년 전, 어떤 지인의 성당 결혼식에 가서도 거의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듣는 내내 교회의 권위를 포장하기 위해 고안된 기계 같다는 느낌에 허우적대었고, 동시에 내가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진심 감사해 할 수 있었다. 
오르간에 장점이 있다면 아마도 연주자가 양손에 양발까지 동원해가며 전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리라.
 
피아노는 18세기 메디치 가문의 악기 관리인 겸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Bartolomeo Cristofori,1655–1731)의 발명품이라니 계몽주의 시대의 악기인 셈이다. 같은 곡의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면 이 악기의 발명 시기가 미적 판단과 감정의 독립을 선언한 미학자들이 등장한 시대와 맞물린다는 게 우연이 아니지 싶다. 

 
https://youtu.be/Z-xvW920gqk?si=cKqVgvZGxLrOA82m

 
https://youtu.be/GJawMcs6-i0?si=miqdQqvY1s4uhubi


https://youtu.be/GJawMcs6-i0?si=ZksvciQe14tfXIDr

위 곡을 알게 해준 친구(Alexander Malofeev)의 다른 곡 연주
https://youtu.be/v8qe2leORpU?si=pR0-XkG-2Fj813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