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근세철학특강handout1
1. 칸트철학(『순수이성비판』) 이해를 위한 예비적 물음들
1.1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는 작업의 문제성
1.11 철학자들의 사상(들)의 실체(實體) 혹은 정체(正體)? - 이런 것이 정말 존재하는가?
1.12 존재한다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1.2 한 철학자의 철학은 그 철학자의 저작활동과 동일시될 수 있는가?
1.21 하이데거의 철학과 나치 하에서의 그의 행각이 무관하다고 할 수 있나? 박종홍의 철학과 유신체제 하의 그의 활동은 별개의 사안인가?
1.22 서양철학에서 theoria와 praxis의 관계는 어떻게 보아야 하나?
1.3 철학 작품에 담겨있는 사상은 당사자를 포함해서 제2자, 제3자, 언어와 시대, 민족이 다른 사람에게 분명하게 파악되거나 전달 가능한가, 아니면 “철학사는 창조적 오해의 역사”라는 말이 무조건 옳은가?
2. 철학 공부의 두 가지 스타일
2.1 자기 자신과 자신의 시대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느 철학자의 철학을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태도. 한 철학자의 철학이 가진다고 여겨지는 잠재력을 밝혀 그 도움으로 문제 해결을 꾀하는 스타일. (창조적 오해도 불사!)
2.2 한 철학자의 철학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파악하려는 스타일. 해석의 폭을 그다지 크게 보지 않는 일종의 purism. - Philology나 한 시대의 철학사적 배경에 관심을 두며, 그 철학의 한계와 이해의 지평을 인정하는 스타일.
2.3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가?
2.31 Kantianer(Kantian)와 Kantforscher(Kant-researcher 혹은 Kant-philologist)의 대립?
3. 칸트철학의 성격
3.1 칸트철학의 수용사가 곧 18세기 이후 서양철학사라 이를 만큼, 칸트철학은『순수이성비판』 출판 후 대략 1780년대 중반 이후부터 (1804년 사망) 서서히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 현대까지 어느 누구의 철학보다도 넓고 깊게 규정해 왔다.
3.11 철학적 문제의 설정이나 용어 사용에 있어서 그 이후 어느 철학도 어떤 형태로든 그의 철학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경우가 없다.
3.12 But, 그의 철학만큼 그 근본 의도나 내용에 있어서 어느 한 시점에서도 온전하게 수용되고 발전되지 못한 사상도 드물 정도.
3.13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 칸트 철학 자신 속에 그 자신의 근본적인 확신과 반대 방향으로 철학적인 움직임을 야기한 어떤 요소들이 들어 있지 않을까?
- Marxist들과 실존주의철학자들 중 몇몇: 독 관념론의 선구자
- 신칸트학파: 학문이론의 선구자
- 실증주의 논쟁의 대립 진영들(비판이론, 비판적 합리주의): 칸트철학의 진정한 계승자를 자처. (하버마스, 『인식과 관심』/ 포퍼, 『추측과 반박』)
3.14 칸트철학은 다면성, 즉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철학적 물음들이 다양성을 지닌다.
3.141 “모든 위대한 사상가는 오로지 하나의 사상만을 생각한다”(Jeder grosse Denker denkt nur
einen Gedanken. 하이데거) → wrong!
3.142 오히려 위대한 철학자들은 다양한 사고의 방향들을 그 자신의 철학 속에 포함시킨다. (거대한 강물줄기가 샛강의 지류들을 큰 물 흐름 속에 끌어들이듯이)
3.15 칸트 철학의 둘째 특징: 서로 어느 정도 독립적인 여러 철학적 주제들을 하나의 체계(“유기적 통일체”)로 설명하고 다루려 한다. (상이한 문제 설정과 그 규명들로 이뤄진 하나의 체계)
3.151 『순수이성비판』이 장기간에 걸친 숙고의 산물인 만큼 그것이 취급하는 문제들 역시 이종적(모순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이성비판』『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으로 이어지는) “비판철학의 체계”라는 하나의 체계적 조망 속으로 이끌어 들인다.
→ 이른바 “patchwork-theory” (N. Kemp Smith, A Commentary to Kant's 'Critique of Pure Reason')
3.16 칸트 철학의 셋째 특징: 닫혀진 체계, 완결된 체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발전과정 속에 있는 철학.
3.161 『순수이성비판』을 쓸 당시 아직 『실천이성비판』이나 『판단력비판』을 쓸 계획이 없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순수이성비판』 대신 『순수사변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대신 『순수사변적 실천이성비판』을 썼을 것이고, 『판단력비판』은 아예 불가능했을 것.
3.162 그에게 체계란 철학의 목표요, 도달하고자 한 이념이었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었다. → 『유작』Opus postmum이 이를 증명. (김재호, “칸트 『유작』에 대한 이해와 오해”)
3.163 “칸트는 체계적 사상가가 되고자 했기에 발전적 사상가가 되었다.”
3.2 그러므로 과연 『순수이성비판』을 하나의 완결된 철학의 결과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라면 그 대안은?
다음 시간: 칸트 철학 성립의 철학사적 배경 / 칸트 bibli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