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개요】 칸트는 악에 관한 철학적 논의를 변신론에서 분리하여 그 핵심을 도덕적 책임의 문제로 설명한 첫 철학자로 여겨진다. 하지만 악의 문제는 칸트철학의 체계 전반에 관여된 주제이기 때문에 칸트연구에서 다양한 해석의 대상이었다. 이 논문은 ‘악에의 성향’을 ‘선에의 소질’과 대비시키면서도 그것을 보편적인 인간 본성으로 간주하고, 더 나아가 악행의 책임까지 말하는 칸트 악이론이 지니는 설득력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그의 악이론을 칸트철학 내재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먼저 칸트철학의 ‘악’ 개념에 관한 기존의 논의를 소개하고, 그의 ‘악’ 또는 ‘근본악’ 개념이 『이성의 오롯한 한계 안의 종교』(이하 『종교론』)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졌지만, 그 토대는 도덕철학의 핵심개념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1).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