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에 관한 기억. 일흔여덟 번째 생일을 넘기실 무렵 아버지는 늙어 보이셨다. 서 계실 때의 신장이 5.2피트에 불과했고, 초라하고 연약한 체격에 불안정해 보이셨다. 대머리 위로 가느다란 머릿결을 빗겨 넘기셨다. 얼굴 위로는 작은 주름이 가로질러 뻗어 있었다. 남들보다 두드러진 체격을 가진 적이 없으셨던 아버지는 노년에 더 움츠러들었고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볼록해지셨다. 무더운 8월의 어느 날 오후, Dupont Circle로 가는 길에 아버지와 함께 탔던 붐비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내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버스가 코너를 돌자 승객들이 일제히 한쪽으로 쏠렸다. 바로 그때였다. 한 젊은 남자가 아버지를 바라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아버지에게 자리에 앉으라는 제스처를 했다.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