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덕론』 이해의 어려움 도덕형이상학―덕론의 형이상학적 기초원리(이하 덕론)는 칸트 윤리학의 마지막 저서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칸트는 전적으로 아프리오리하게 규정된 “순수 의지의 원리들과 이념들”을 탐구하는 도덕의 형이상학만이 “본래의 도덕철학”이라고 규정하고 그 필요성과 집필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였다. 바로 이 같은 이유만으로 보면 이 작품은 서양 윤리학의 한 축을 이루는 의무론적 윤리 이론의 정점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저서를 처음 접하는 칸트 연구자들은 통상 몇 가지 이유에서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첫째, 덕론은 정초나 실천이성비판 등을 통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칸트 윤리학 고유의 특징에 잘 부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