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영역에서도 성별(gender)의 문제는 지난 수십 년간 점점 더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현대의 상담 종사자들 가운데 성별이 상담 과정이나 결과에 “실제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글은 성별을 반영하는 철학상담의 필요성에 주목한 피터 라베의 글 「여성처럼 말하기/남성처럼 경청하기」를 중심으로 철학상담 분야의 내담자-상담사 관계에서 성별이 내포하는 문제성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논의의 순서와 그 대체적인 내용은 라베의 글에 따르되 필요한 경우 다른 저자들의 논거나 예시를 보충하고자 한다. 이 글의 의도는 철학상담이 성별 편견을 어떻게 피할 것이냐의 물음에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상담 과정에서 성별이 가질 수 있는 의미를 부각시킴으로써 철학상담 회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