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寫經

Kant 2023. 10. 13. 17:07

"이렇게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는 도리천에 계시면서 어머니를 위하여 설법하셨다."

경전을 옮겨 적다가 문득 내 글씨체가 누군가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유품 정리하다 발견한 전화번호 수첩에 그 답이...
 


경전의 세부 내용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또 오늘의 일반적인 가치관과 무척 다르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지만,
하나는 알겠다.

"착하게 살아라!"

그러고 보니 79년 여름 해인사 백련암에서 뵈었던 性徹 스님도 바로 이 말씀을 했었다! "부처님 가르침은 딴 거 없다. 착하게 살라는 거다."
 
다 마치고 보니 이 나이 먹도록 오롯이 누군가를 위해 해본 일은 처음 같다. 숙제를 내주셨던 스님께 감사할 일이다.ㅎ
 
대가족에 시집 오셔서 어지러운 세상 탓에 실질적인 맏며느리 역할을 하셔야 했던 어머니. 온갖 집안일 맡아 하시느라 저녁이면 녹초가 되시어 꾸벅꾸벅 조시면서도 한글을 가르쳐주셨고, 거동을 아예 못하게 되시기 직전까지는 큰글씨 책을 열심히도 읽으셨다. (Thank you to Eunpyeong District Libr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