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병원 진료 대기실은 언제나 만원.아픈 사람들 대부분은 노령 인구다. 헤아려 보진 않았지만, 환자 본인뿐 아니라 보호자도 태반이 노인이다. 환자나 보호자나 상태가 영 ~ . 그러다 보니 진료 이후 일정이나 다음 진료 예약 사항을 제대로 알아듣고 환자를 이끌고 다녀야 할 보호자 자신이 환자 못지않게 청각이나 기억력이 거의 장애급인 경우를 정말 자주 보게 된다. 진료실 밖에서 간호사 설명을 들으면 뭐하나, 두세 걸음 가다가 다시 돌아와 묻고 또 묻고 … 나의 가까운 미래를 보는 것이라 생각하니 착잡한 기분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채혈실 들러 피 뽑히고 늦은 아침 떼우고, 그래도 통상 내 진료 시간까진 두어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이 병원 1 층 한 구석엔 미니 화랑 같은 공간도 있으니 사정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