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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에 비해 지독히 저조한 조횟수 - 스노든 인터뷰

Kant 2013. 7. 12. 19:36

미국법을 위반한 범죄자라고 해서 꼭 영웅이 못 된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Edward Snowden)에 대한 보도, 미디어 주장들을 접할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천부적인 자연권을 보호받기 위해 그 상당 부분을 양도한 개개인들과 그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정부 사이의 균형 상태 - 이것은 유럽 계몽기 철학자 존 로크가 기초를 놓고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문명국들이 채택하고 있거나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채택할 의지가 있음을 보이고 있는 시민정부, 시민사회의 모델이다. 그런데 스노든 주장에 따르면, 이 모델은 그 철학자를 배출한 영국과, 세계 인권수호국임을 자청하는 미국에 의해 이미 파괴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부정될 것처럼 보인다. 서구 민주주의 역사가 큰 위기이자 전환점에 와 있는 걸까? Die Zeit지에 따르면 적어도 그는 "개인의 자유권[여기에는 당연히 프라이버시에 관한 권리가 포함된다] 추구와 안전권 보장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합법적인 틀 내에서 확보할 것인가라는, 문자 그대로 "역사적인" 물음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것 같다.

 

 

 

 

 

"현명한 머리를 가진 자들에게 대학은 필요치다. 그들은 어쨌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고 역사에 발자취를 남길 테니까."

- 좀 심한 과대망상증 환자라도 되는 걸까?

아니, 긴장한 표정과 논리 정연한 주장을 듣고 보니 그렇게 보긴 어려울 듯하다. 오히려 교육에 의한 사회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그 사회에 역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뜨금하고 불편하다. 몹시..

 

"당신이 실제로 어떤 일들은 범죄(abuses)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것에 대해 말한다면, ... 그런 일들이 비즈니스로 일어나는 이런 곳에서 말이죠 ... 사람들은 그걸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여기지요."

- 그의 내면 깊숙한 곳을 들여다볼 수 없어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스노든은 whistleblower임이 분명하다. 그것도 단순히 어느 한 조직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아니 거의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한  whistleblowing을 하고 있는... 정작 아무도 원하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비리를 고발하다니.. 대체 누구를 위해서 자기 목숨을 거는 걸까?

 

나 역시 그가 "illegal한 행동을 한 것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필요하고 정당한 것이다(notwendig und legitim)"라는 지지난 주 Die Zeit지 보도를 보고서야 이 29살 청년이 행한 엄청난 행동의 의미를 곱씹게 되었으니... 대체 전 세계 성인 인구의 몇 %나 그에 대해 관심을 보일까? 아니 일반 대중들은 그렇다 쳐도 세계적인 석학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911테러 때 세계인의 보편적 가치 수호를 위해 서명한다고 그렇게나 떠들어 대던 미국 내 학자들은 이번엔 잠잠한 걸까? 아님 무슨 움직임이라도 보였나? 

 

스노든이 적대국에 정보 장사를 하려한다는 비난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허구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이 느긋하게 스노든 사건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그들이 미국보다 결코 더 합법적으로 행동하거나 미국의 대안이 될 자격이 없음을 증명한다. 에콰도르? 상징성에 투자할 용기든 만용이든 암튼 그 정도 역할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현재로서는 에콰도르만이 스노든 삶의 마지막 희망처럼 보인다. 이 청년이 정말 무사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