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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bs 5 (2025.2.17)

Kant 2025. 3. 7. 22:53

방사선 치료 담당의사는 아들 녀석 나이 정도나 되었을까, 앳된 여의사다. 눈빛이 초롱초롱…

'사이버나이프'라는 정말 생소한 이름의 치료법으로 결정되었단다.

 

여전히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가 ㅡ 평소 잘 꾸지도 않던 요상한 꿈은 비몽사몽간에 또 왜 그리 자주 꾸는지! ㅡ 포기하고, 대신 큰 병원 외래로 가기 전까지 원래 다니던 대전 병원 어플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생검 확인 작업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잠이 들긴 했었나? 새벽에 눈이 떠져 폰으로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암 전문 기관 의사들이 공동 집필한 논문을 찾을 수 있었다. 국내엔 2002년경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술되기 시작한 것 같으니 아직 보급된 지 20여 년밖에 안 된 새로운 방사선치료기법인가 보다. 금침을 체내에 영구적으로 삽입하고 그러다 보니 경우에 따라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 같은 부작용도 있다고 ㅎ. 치료 둘째 날이던가 내가 방사능 로봇 조작 담당자에게, 항공기 여행하려다 혹 공항 검색대에서 난감해 질 상황 발생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니, ‘피식‘하며 걱정하실 필요 없단다.

 

오후 점심 무렵 나를 담당했던 대전 의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몹시 조심스런 목소리로, '암 진단 받으셨다니 안타깝다. 자기네로선 수술 때까지 또 그 이후로도 문제될만한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는데 돌아보니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든다‘나. 이건 뭔 '멍'소리인지…

수화기 너머 목소리로 짐작컨대 내가 무슨 클레임이라도 걸까봐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왜 아니겠나. 

 

내가, 별 다른 의도로 글을 남긴 건 아니고 그저 나 같은 환자 다시 생기지 않게 조직검사 확인 시스템이나 개선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그리 한 것이라 했더니 그제서야 수화기 저편에서 안심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혹시 사이버나이프 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어보니, 잘 모르는 눈치다. 그러면서 자기 같으면 로봇 수술로 가겠단다. 헐..  대학 병원의사는 수술에 난색을 표하던데?  재수술을 추천하는 이유는??

대학병원의 젊은 의사들은 이따금 최신 치료법이라는 명분 내세워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 치료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단다.

나중에 이 말을 와이프한테 전하자, 그분 왈, "당신이야말로 작년에 나한테 당신네 새 수술 장비로 수술 받을 것을 권하지 않았었냐 하고 좀 따지지" 하는 핀잔이 돌아왔다. 그럼 뭐하나, 최종 결정은 어차피 내가 했던 건대. ㅎ.

 

97년 대전 생활 막 시작할 무렵, ‘여기는 생활하기 편하고 다 좋은데 고딩 학원이랑 대형 병원이 좀 취약해‘ 하던 어느 선배의 말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