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일기

옥스포드 17주차

Kant 2010. 5. 1. 06:03

고든 브라운의 실수 같지 않은 실수?
Gordon Brown, David Cameron and Nick Clegg




He said: "That was a disaster – they should never have put me with that woman. Whose idea was that? Ridiculous."
Asked what she had said, he replied: "Everything, she was just a sort of bigoted woman."
“끔찍했어. 내 앞에 저런 여자를 세우지 말았어야 했어. 웃기는 일이야. 그는 지독히 편협한 여자야.”

"선"지야 원래 그렇다치고, 가디언, 인디펜던트, 더 타임즈 ... 영국 모든 신문들이 브라운의 실수 같지 않은 말실수를 붙들고 늘어지는 폼을 보니 6일 선거 결과가 어느 정도 보이는 듯.

자신을 노동당의 골수지지자로 소개하고 이주민 정책에 불만을 토로한 유권자(66세 과부)와 대화를 그런대로 마무리한 다음 차에 올라탄 것까지는 좋았는데..  마이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박하고 그 유권자를 "bigoted woman"이라 했으니 실수라면 실수인 셈. 그렇지만 차안에서 참모와 사적으로 나눈 대화가 그렇게 큰 약점이 될 수 있는 건지는 이해가 잘 안 간다.

얼마전 평소 부하직원들에게 폭력까지 행사한다는 구설수에 오르내릴 땐 솔직히 브라운의 눈빛이 맘에 걸렸었던 건 사실이다. 헌데, 어제 일로 오히려 그를 다시 보게 된다. 한겨레 기자는 "지독히 편협한"이라 번역했다만 .. 글쎄.. "지독히"란 표현은 전형적인 우리 저절리즘식 해석이 아닐까? 신문사 입맛에 맞는대로 사실과 주관적인 해석(때론 상상!)을 뒤섞으면서도 언제나 중립성과 객관성으로 포장하기 일쑤인 우리식 언론..
옥스포드 사전에 찾아보니 "showing strong, unreasonable beliefs or opinions and a refusal to change them"라 정의되어 있는데.. 더구나 앞에 "just a sort of"란 표현은 아예 무시하고..

다음주 목요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상대적으로 젊고 싱싱한 데다, 번드르르한 말솜씨로 어필한 자민당 후보(닉 클렉 - 플레이보이였음을 자랑까지 했을 정도)나 보수당 후보(데이비드 캐머런)에 고전하는 브라운을 보니 이곳 정치에서도 정치 능력이나 경륜보다 이미지-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 - 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나보다.

고든, 힘 내라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