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할 때의 고통이 가장 큰 것처럼 생각해서 “만일 내가 그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고통스럽지는 않을 텐데’”라고 말하지만, 칸트는 오히려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고통이야말로 가장 마음으로 취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가 염두에 둔 것은 “도덕적 사안”에 관한 고통이며, 이때 우리는 “자신이 행한 모든 위반 사안들을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덕적 사안에 대한 비판이 “나쁜 결과”와 무관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칸트는 도덕적인 문제와 결부되지 않은 종류의 고통을 마음에 끌어들여 “그것에 자신을 전적으로 내맡기는” 태도를 단순한 “행위의 결여”로 규정하고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