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블로그 초기화면으로 쓰던 렘브란트의 “the Philosopher in Meditation”을 다시 보게 된 건 순전 아리스토텔레스 때문이었다. 그저 렘브란트 특유의 은은한 색조와 명암이 주제에 맞는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옥포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을 읽다 보니 갑자기 이 그림이 다시 떠올랐고, 전엔 안 보였던 게 보였다. 바로 오른 쪽 밑 어둠 속 희미한 그림자처럼 쭈그리고 앉아 벽난로인 듯한 곳에 불씨를 고르고 있는 존재! 그래, 그림 중앙의 철학자는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간과했던 존재는 그가 philosophieren 내지 theorein할 수 있게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일상의 노동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었던 자, 그렇다 그의 노예였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