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ical

평행론(parallelismus)

Kant 2024. 4. 17. 16:10

철학 용어로 이 개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라이프니츠다. 그는 이 개념으로, "영혼에서 일어나는 과정들과 물질 세계 내의 사건들 사이에 완전한 평행상태가 성립하며, 비록 영혼과 그 활동들은 물질과 구별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물질로 이루어진 기관들을 덜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자신의 철학적 중요 테제를 언급한다. 이 테제의 기초에는 당시의 메커니즘적인 자연과학적 탐구방식을 온전하게 인정하되, 그와 동시에 그 방식을 통해서는 파악할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치려는 동기가 놓여있다. ...

역사적으로 보면 평행론을 이끌었던 문제 제기는, 데카르트의 정신(res cogitans)과 물체(res extensa)에 관한 엄밀한 이원론(im strengen Dualismus)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물체적 연관 관계에 제한되는 인과 개념을 심신문제(Leib-Seele-Problem)에 적용할 수 없으며, 그럼에도 인간의 정신과 신체 사이에서 부인할 수 없는 통일 현상이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자, [본디] 서로 독자적인 방식으로 파악했던 요소들을 추후적으로 결합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평행론적인 접근법에서는 이와 같은 통일이 '일련의 동형적인 사건들의 해명되지 않는 병존'(unerklärtes Nebeneinander isomorpher Vorgangsreihen)으로서 이해된다. ...

일반적으로 평행론은, 적어도 처음에는 서로 구별되는 것들이 어떤 해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 조율된다라는 이해를 뜻한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사고와 실재 사이의 일치를 주장하는 인식론적인 입장도 평행론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스피노자의 실체에 관한 이론도 평행론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

 

["평행론", in 철학 개념사 사전(Historisches Wörterbuch der Philosophie), Bd. 7, Sp. 98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