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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공기에는 맛이 있다!

Kant 2007. 7. 6. 17:15

등록일 2005/10/18 (9:5)


요 며칠 사이 아침엔 제법 쌀쌀해도 오후 되면 날이 화창한 게 전형적인 우리 가을 날씨 같다. 점심 먹고 졸음 오면 학교 뒷산에 이따금 오르는데 아무래도 가을 공기에서는 맛이 느껴진다. 봄에도 이런 날씨에 비슷한 기온의 날들이 있었을텐데... 왜 요즘 들이마시는 공기는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달착지근하기까지 하다”라고 하면 과장인지 몰라도 오늘 내가 마신 공기에는 분명 맛이 있었다!

이제 비 한두 번 오고 나면 다 떨어질 운명일텐데 아직은 노랗고 붉은 나뭇잎새들이 흐르는 시간의 무상함을 비웃는 듯하다. 그래도 나무들은 다 포기하고 나면 다시 새로 태어날 수 있으니 몽땅 버리는 게 아닐까? 나이들수록 욕심이 줄기는커녕 하고 싶고 보고 싶고 아쉬운 것들뿐이니 ...

언젠가 누가 이런 말을 했다: 이삼십 대까지만 해도 주위 모든 사람들이 자기하고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중 어떤 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경쟁 같은 데에서 탈락하면 물리쳐야 할 적이 하나 줄어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40 중반을 넘기고 보니 그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는 제 각각 자신들만의 목표가 주어져 있고, 그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나의 경쟁 상대는 아니었던 것이다!

나름대로 깨우침이 담긴 말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우리 나이에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적인 소수의 몇 개들뿐일 거고, 거기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닐까? 넘들이야 무엇을 이루든 ...  결국 나의 유일한 경쟁 상대는 나 자신일 뿐...  남은 시간이 많지도 않다는 것이 절실해지고 그나마 점점 더 가속도를 더해 지나가니 내게 지금 이 순간 가능한 것들에게 몰입할 줄 아는 것이 행복의 비결 아닌가? 정말 그런 걸까? 동의하는 분은 오른 손 드시고, 이의 있는 작자는 두 손 두 다리 모두 들 것!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