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갈릴레이]의 방법에서 본질적인 부분은 이러하다: 우리는 “물체가 그 내적 본성의 척도에 따라 낙하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그 물체에 작용하는 힘의 척도에 따라 낙하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힘의 작용은 다중적일 수 있는데, 낙하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에는 중력뿐 아니라 공기나 미끄럼틀, 바람 등의 마찰력 또는 주변 물체의 인력 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힘들의 집합체를 나누고 그 각각의 요소를 따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metodo resolutivo).
이제 연구 대상은, 그 한 요소가 다른 요소에 대해 갖는 관계이다. 예컨대 낙하시간(t)이 낙하 거리(s)에 대해 갖는 관계이다. s와 t의 관계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은, 더 이상 연구자가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테제를 도출해 내는, 미리 상정된 명제가 아니라(연역), 자연에 대해 던지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실험을 통해 가장 잘 수행될 수 있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에 의해 s와 t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수치들이 주어진다. 이것을 상세히 검토함으로써 갈릴레이는 그 두 요소들이 어떻게 서로 결합되어야 하는지 또는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의 함수(Funktion)로 파악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해서 낙하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한다(metodo constitutivo)는 공식(Formel)이 성립한다. 여기서 가장 소중한 것은 수학적인 공식화(die mathematische Formulierung)이다. 근대 자연과학의 수학화는 갈릴레이로부터 비롯되었다.
이제 마지막 단계는 단지 한정된 수의 낙하에 의해 확립된 것이기는 하지만 발견된 명제를 보편적인 법칙에 의해 표명하는 것이다. …
갈릴레이는 자신의 학문 개념이 종래의 아리스토텔레스-스콜라적 입장에 대해 가지는 참신성을 충분히 의식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귀납이 아닌 연역, 과정과 그 역학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본질에 대한 지식, 또 정량적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것 등에 상응하는 정신이라고 보았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특히 수학적 방법을 결여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런데 갈릴레이에 따르면 이 수학적 방법이야말로 자연에 접근하는 유일한 통로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자연의 책은 수학의 문자로 쓰였고, 그 알파벳은 삼각형, 원, 그리고 그 밖의 기하학적 도형들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물론 자신의 세계상을 무조건 수학적으로 파악 가능한 것에만 한정하려 하지는 않았고, 그의 수학적 방법은 처음에는 단지 정확하게 기술되는 개별적인 관찰만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나 이차적인 감각성질[냄새, 맛, 색 온기, 저항감각 등]에 대한 그의 주관주의적인 평가와 이러한 직관이 고대 원자론과 섹스투스 엠피리쿠스에 대해 가지는 역사적으로 명백한 연관성은, 실제로 정성적-형상적 사유와의 단절을 의미하며, 그 반대인 정량적-기계론적인 자연고찰을 이끌었다.
Johannes Hirschberger, Geschchte der Philosophie, Neuzeit und Gegenwart, Bd.2, Freiburg, Basel, Wien 131988, 41-4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