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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39주차

영국 노동당의 새 leader로 뽑힌 Ed Miliband(69년생)과 4살 위인 그의 형 데이비드 밀리반 형제로 태어나 같은 스쿨(Haverstock School)과 같은 대학(Corpus Christi College, Oxford)에서 같은 전공인 철학(PPE)을 공부한 것까지 정말 희한한 이력의 인물들이 아닐 수 없다. 에드는 토요일 치뤄진 당수 선거에서 불과 1%를 조금 넘는 차이로 형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결과 발표를 듣고 바로 동생에게 다가가 축하의 포옹을 하는 데이비드의 표정을 보니 묘한 느낌이 든다. 추측컨대 대부분의 아시안들은 현장 상황을 전하는 어느 기자의 코멘트처럼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은 죽을 맛"일 형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싶다. 하지만 정작 ..

옥포일기 2010.09.27

정의(正義)가 전부인 사회

지난 여름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의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가 최장기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다더니 MB정부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로 ‘공정 사회’를 제시했다 한다. 샌델의 책은 아직 읽어 볼 기회는 없었지만 목차만 보아서도 베스트셀러가 될만큼 쉬운 책 같지는 않은데 참 희한한 일이다. 워낙 커다란 기업형 출판사가 출판한 책이라 특별한 매출 전략이라도 동원됐었나? 암튼 요즘 같은 세태에 철학 관련 책이 그것도 왕초보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닌 책이 많이 팔렸다는 사실은 (책이 팔려 나가는 거하고, 그 책들이 읽히는가 또 읽힌 책이 이해되는가하고는 별개의 문제지만) 좋은 일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공정사회"란 "사정이..

Philosophical 2010.09.24

옥스포드 38주차

교황의 일본식 사과 영국을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방문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제들이 저지른 성폭력에 대한 사과를 한 것으로 보도가 되긴 했는데.. 베네딕토 16세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가톨릭 교회 안에서 성직자들이 저지른 어린이 성추행으로 인한 엄청난 고통을 생각한다"며 "무고한 피해자들에게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http://news.kbs.co.kr/world/2010/09/19/2163089.html) 국내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부정확하게 보도한 건지 아무튼 이곳 언론의 보도와는 큰 거리가 있다. 성폭력 희생자 대표들은 교황의 코멘트는 실제로 사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희생자 지지 모임 "One in Four" 의 콜름 오고만이란 사람은..

옥포일기 2010.09.19

옥스포드 37주차

16일부터 4일간의 교황 베네딕토16세 방문을 앞둔 영국은 요즘 한창 가톨릭교회와 교황에 대한 성토로 시끄럽다. 그동안 보고되었던 가톨릭 사제의 미성년 신도들에 대한 성폭행 사례들, 그리고 그 스캔들에 대한 교황청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 의혹, 홀로코스트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주교 복권 결정의 부당성, 심지어 천9백만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교황 방문 비용의 상당 부분을 영국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항의까지(2007년 British Social Attitudes Survey의 조사에 의하면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 거주자들의 2.81%만이 가톨릭이란다). 거의 매일 이어지는 특집 프로와 보도들을 보면 과연 교황이 방문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교..

옥포일기 201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