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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존의 목적(The Purpose of Human Existence)

앞의 섹션에서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과학이 원칙적으로 우주의 모든 사건과 사물에 대해 완전하고 실제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두 가지 중요한 결론을 낳는다. (i) 과학적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것이, 우주가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무의미하다는 믿음을 가질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비록 기독교적인 세계상을 교육받고서 그 세계상을 받아들일 경우, 많은 개인들에게는 그것, 즉 과학적 세계관이 우주와 인간의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믿는 유일한 또는 주요 원인이 될 수는 있더라도 말이다. (ii) 과학적 설명은 잠정적이고 불완전하며 종교적 설명으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이러한 비관적인 믿음을[인생에는 의미가 없다라는] 거부하는 것은 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사실, 과학이 제공하는 설명을 더 명확..

Philo-counseling 2022.09.10

시몬 드 보부아르, 노년 3 (홍상희,박혜영 역)

노년이 불러일으키는 두려움 때문에 아예 노년 속으로 몸을 던져 버리는 태도를 정신과 의사들은 그리브이즘[gribouillisme, 피하고 싶은 난처한 일에 어쩔 수 없이 뛰어들고 마는 미련스러움을 일컫는 말]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한 술 더 떠 과장을 하는 것이다. 다리를 약간 전다고 중풍이라도 걸린 듯한 시늉을 하고, 귀가 약간 들리지 않는다고 아예 아무것도 듣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능들은 더 이상 제 구실을 하지 못해 더 악화되고 만다. 불구자인 체 하다가 정말 불구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일반적인 반응이다. 물론 정당한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노인들은 무언가에 원한을 품고 있으며, 요구가 많고 절망한다. 그들은 자신의 수족 장애를 과장함으로써 남에게 분풀이를 한다. 이와 같..

Philo-counseling 2022.08.26

실존주의적 관점으로 본 노화 2

Arthur W. Frank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신체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가는 윤리적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 신체는 궁극적으로 도덕적 문제, 아마도 개인이 해결해야 할 바로 그 도덕적 문제일 것이다”(Frank 1995, 29). 우리는 우리의 신체를 선택하거나 신체가 쇠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일생 동안 우리 자신이 되어가는 신체와 우리가 어떤 종류의 관계를 맺을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Frank는 그렇게 하는 여러 가지 이상적이고 전형적인 방법을 구별한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은 먼저 신체에 대한 통제 능력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건강한 신체는 예상대로 기능한다. 건강은 프랑스 외과의사 René Leriche(1936)가 언젠가 유명하게 정의한 것처럼..

Philo-counseling 2022.08.23

실존주의적 관점으로 본 노화

노년은 인간 조건의 급진화로 간주될 수 있다. 삶의 근본적인 관계성은 삶의 이 단계에서 극단적인 것으로 경험된다. 사랑이나 우정 같은 개인적인 관계가 강화되는 것에서뿐만 아니라 의존성과 외로움에서도 그러하다. 근대성에 관한 지배적인 담론에서 관계성(relationality)은 개인의 독립으로서 이해되는 자율성(autonomy)과 경쟁하거나 기껏해야 그 자율성에 추가되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여기서 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에서 개별적인 행위 주체성과(individual agency)과 의존성(dependency)을 모두 포함하는, 인간 삶에 대한 응답적인 이해(a responsive understanding of human life)의 관점을 발전시킬 것이다. 발전된 자유주의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노..

Philo-counseling 2022.08.22

시몬 드 보부아르, 노년 2 (홍상희,박혜영 역)

노인의 지위는 ‘주어지는’ 것임을 우리는 이미 보았다. 그러므로 노인 자신은 결코 자신의 지위 문제에서 아무런 진전도 가져오지 못한다. 흑인의 문제는 백인들의 문제이며, 여성의 문제는 남성들의 문제라고 사람들은 말해왔다. 그렇지만 여자는 평등을 쟁취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흑인들은 억압에 대항해 싸운다. 그러나 노인들은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노인들의 문제는 엄밀히 말해서 활동하고 있는 성인들의 문제이다. ...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노년에 대한 사색을 했으나, 둘은 서로 상반된 결론에 도달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노인 묘사 속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경험이 진보의 요인이 아니라 쇠퇴의 요인이라는 생각이다. 노인이란 길고 긴 인생 내내 잘못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러므로 노년은 아..

Philo-counseling 2022.08.17

2023법학적성 언어이해 헤겔미학(예술론)

"정신철학"으로 일컬어지는 헤겔 철학에서 예술과 종교의 관계를 "낭만적인 예술"과 "기독교적인 종교"에 초점을 두어 설명하는 지문이다. 헤겔 철학은 난해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그 체계의 논리적 구조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세부 논의를 따라가기가 의외로 어렵지 않은 철학이라 여겨진다. [물론 헤겔 철학 전공자는 이 말을 비전공자의 황당무계한 헛소리쯤으로 치부할 수 있다!] 먼저 헤겔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철학 전공자에게도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용어가 바로 "정신"(Geist)이라는 개념이다. "정신"하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개념이 아마 "물질"일 것이다. 일상 언어에서 이 두 개념은 보통 서로 대립적인 의미의 켤레 개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상어 사용법의 한계를 ..

Philosophical 2022.08.17

시몬 드 보부아르, 노년(홍상희,박혜영 역)

'늙음'은 역시 금지된 주제이다. [심지어 본인 자신에게조차도!] 노인들에 대하여 사회가 취하는 태도는 하나같이 모두 이중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을 어떤 분명한 연령 계층으로 보지 않는다. ... 노년기가 시작되는 순간은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고,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화가 있다. 또한 이 새로운 지위의 확립을 기리는 [성인식과 비슷한] '통과 의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리 나라에서도 환갑 같은 행사는 사라진 지 오래니까.. 뭐 맞는 말 같다.] ... 실질적으로 사람들은 노인들을 별개의 범주로 치지 않는다. 게다가 노인들도 그러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노인들의 경제적인 지위를 결정할 때 보면, 사람들은 노인들을 이질적인 종류에 속하는 인간으로..

Philo-counseling 2022.08.14

임윤찬의 라흐 3번 ― The Economist

여전히 연단에 선 채 저명한 지휘자 마린 알솝이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마지막으로 울었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자기만 임윤찬의 예술성에 감동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 피아노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Rach 3"에 대한 임윤찬의 매혹적인 해석의 비디오는 YouTube에서 5백만 번 이상 조회되었다. [현재는 6,682,690회] 일부 클래식 음악가와 애호가들은 예술가들이 후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든 라흐 3번이든 정서적 성숙을 요구하는 작품을 연주하려면 그 이전에 인생을 많이 경험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러시아 피아니스트인 다닐 트리포노프는 경력 초창기에 자신이 아직 강렬한 감정의 열정적인 분출을 전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 협주곡을 연주..

Miscellaneous/Image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