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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ient Spiritual Exercies and “Christian Philosophy”(고대의 영성훈련과 “기독교 철학”), in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pp.126-128

1. 이냐시오 로욜라가 에서 출발시킨 명상 방법이 어떤 의미에서 고대철학의 영성훈련에서 기원하는지를 보여준 공로는 독일의 고대문헌학자인 파울 라보브 (1867-1956, Seelenführung=영혼 안내)의 업적이다. 그는 고대의 수사학자들이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했던 다양한 기술들을 소개한다. 예컨대 그는 사건을 확충하고, 생생하게 묘사하며, 정서에 호소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방법을 언급한다. 그는 스토아와 에피쿠로스 학파의 실천에 관한 훈련을 분석하며, 그것이 로욜라와 동일한 영성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라보브의 저서는 연구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작 라보브는 자신이 발견한 것이 가져올 결과를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을 수 있다. 2. 라보브는 영성훈련..

Philo-counseling 2022.04.15

에피쿠로스 철학을 반영한 노랫말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중에서)

의식의 깨어있음, 강인함, 심리적 긴장감을 요구하는 스토아 철학에서 철학의 본질이 영성 훈련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는 쉽다. 그러나 보통 쾌락의 철학으로 여겨지는 에피쿠로스의 철학도 스토아 철학만큼이나 영성 훈련과 정확히 일치하는 실천활동에게 탁월한 지위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아마도 놀라게 될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에게서만큼이나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에게서도 철학은 치료학(therapeutics)이었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 자신의 삶을 치유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때 치유란, 누군가의 영혼을 삶의 걱정들에서 벗어나게 하여 존재함의 단순한 즐거움을 다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의 불행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비롯한다. 즉, 그들은 무섭지도 않은..

Philosophical 2022.04.01

오미크론보다 걱정되는 것들

급기야 아내와 아들 녀석까지 확진판정을 받았다. 두어 달 전 딸애가 이미 격리시설을 다녀왔으니 온 집안 식구가 코로나를 피하지 못했다. “PCR 검사 한 번도 안 받은 사람은 인간관계에 문제 있는 거래”, 아내가 어디서 읽었단다. ㅎ 첫날은 그럭저럭 지낼만하더니 둘째 날부터 평소 부실하던 허리가 아파오고 어깨, 가슴, 허벅지 온몸이 쑤셔 잠을 설쳤다. 하루 60만이 넘는다는데 이러다 119도 못 타보고 가는 거 아닐까? 다행히 48시간 정도 지나니 통증이 수그러들었다. 후각은 거의 다 잃었지만 그래도 급사는 면한 듯하다. 정신 좀 돌아오기에 핸펀 들여다보니 온통 전쟁 소식, 청와대 얘기 … 역사가 이따금 크게 뒤틀린 방향으로 질주하는 광기를 부린다는 거야 누군들 모르겠나마는 이번 전쟁, 난민, 사상자 보..

Miscellaneous/etc. 2022.03.22

An Extraordinary Person, Seymour Bernstein(1927~)의 감동 인터뷰

"I don't know of any great performer who hasn't suffered terrible stage fright. ... Performers don't like speak about it because they're ashamed of it. ... You should be proud of it because it's a sign that you're responsible. If you weren't responsible, you wouldn't experience stage fright." "I always had an urge to be creative. And practicing 8 hours a day to give concerts, which you have to d..

YouTube보다 독서를

최근 지인으로부터 벤치마킹해볼 만하다는 동영상 몇 개를 추천받았다. 나름 좋은 내용에 재미까지 곁들인 유튜브 영상이었는데 감상하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특히 댓글들이 "순수함"을 발견하고. 인간의 정치사회, 특히 한국의 정치사회가 침팬지나 일부 개미 집단의 생활 행태에서 그 지혜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은 얼핏 그럴듯해 보인다. 일부 포유류나 곤충들은 자기 집단의 생존을 위해 타 집단과 물리적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동일 집단이나 아예 제3의 집단 내의 세력들과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그들의 생존전략이 놀랍기도 하고 또 어느 정도는 도구적 합리성의 존재까지 확인시켜주는 듯하다. 동영상에 따르면 갈등을 넘어 상대 집단, 즉 타 정당의 존재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우리 정치사회의 현실은 침..

Miscellaneous/etc. 2022.01.10

칸트 “윤리학적 수양법”(die ethische Asketik)의 철학상담적 함의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할 때의 고통이 가장 큰 것처럼 생각해서 “만일 내가 그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고통스럽지는 않을 텐데’”라고 말하지만, 칸트는 오히려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고통이야말로 가장 마음으로 취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가 염두에 둔 것은 “도덕적 사안”에 관한 고통이며, 이때 우리는 “자신이 행한 모든 위반 사안들을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덕적 사안에 대한 비판이 “나쁜 결과”와 무관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칸트는 도덕적인 문제와 결부되지 않은 종류의 고통을 마음에 끌어들여 “그것에 자신을 전적으로 내맡기는” 태도를 단순한 “행위의 결여”로 규정하고 강..

Philosophical 2021.12.27

2022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 칸트 지문

칸트철학 관련 지문은 수능은 물론이고 법학적성시험에도 단골로 등장한다. 헌데 칸트 사상의 기본 의도나 구조를 무시하는 문제를 출제해도 괜찮은 걸까? 지난번 LEET의 출제 지문(언어이해 홀수형 28-30번) 같은 경우는 이런 의문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지문에 따르면 칸트의 법규범은 "규정성", "외면성", "무조건성"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규정성은 법이 윤리규범과 공유하는 특징으로,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지시해 주는 처방"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외면성은 사람들의 외적 행위가 법규범에 일치할 것만을 요구할 뿐 그 행위의 이유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무조건성은 법규범이 "그 관할 아래 놓여 있는 모든 사람을 구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문에 의하면 이 셋 가..

Philosophical 2021.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