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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수수께끼 vs 중년의 수수께끼

내 아버지에 관한 기억. 일흔여덟 번째 생일을 넘기실 무렵 아버지는 늙어 보이셨다. 서 계실 때의 신장이 5.2피트에 불과했고, 초라하고 연약한 체격에 불안정해 보이셨다. 대머리 위로 가느다란 머릿결을 빗겨 넘기셨다. 얼굴 위로는 작은 주름이 가로질러 뻗어 있었다. 남들보다 두드러진 체격을 가진 적이 없으셨던 아버지는 노년에 더 움츠러들었고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볼록해지셨다. 무더운 8월의 어느 날 오후, Dupont Circle로 가는 길에 아버지와 함께 탔던 붐비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내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버스가 코너를 돌자 승객들이 일제히 한쪽으로 쏠렸다. 바로 그때였다. 한 젊은 남자가 아버지를 바라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아버지에게 자리에 앉으라는 제스처를 했다. 나는 ..

Philo-counseling 2022.07.07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4(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3. Marcus Aurelius and Epictetus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의 본질은 에픽테토스에서 나온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르쿠스가 글을 쓰는 방법을 통해 명상록이라는 문학 장르 개념을 처음 얻게 된 것은 에픽테토스로부터였을 것이다. “이것들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명상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들은 매일 명상하고, 글로 쓰고 그들 자신을 훈련시키기 위해 그것들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들이 밤낮으로 당신에게 가까이있게 하라. 그것들을 쓰고 다시 읽어라; 네 자신과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라.” ‘자신과 하는 대화’라는 생각은 오랫동안 있어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자신을 훈계하는 오디세우스를 묘사하는 호머의 글을 떠올릴 수 있다: “힘내라, 나의 심..

Philo-counseling 2022.06.0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3(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2.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시대에 스토아 학파 문제의 가장 큰 권위자는 에픽테토스였다. 에픽테토스는 네로가 노예에서 해방시켜 준 한 사람인 에파프로디토스(Tiberius Claudius Epaphroditus)의 노예였으며, 스토아 학파 무소니우스 루푸스(Musonius Rufus)의 수업을 들었다. 나중에 에픽테토스가 에파프로디토스에 의해 풀려났을 때, 그는 로마에 철학 학교를 열었다. 서기 93-4년, 에픽테토스는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로마와 이탈리아에서 철학자들을 추방한 칙령의 희생양이 되었고, 그는 에피루스의 니코폴리스(Nicopolis)에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서 그는 또 다른 학교를 열었는데, 그곳에서 그의 정규 학생 중 한 명은 미래의 공직자이자 역사가 니코메디아의 아리아노스(Lu..

Philo-counseling 2022.06.0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2(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비관적인 발언들이 이렇게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로부터 마르쿠스 자신의 심리에 대해 지나치게 성급한 결론을 도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대 작가들도 많은 현대 작가들처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글을 썼거나 그들이 우연히 느끼고 있는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상상하는 것은 너무 안이하다. 예컨대 우리는 이렇게 추측한다. 마르쿠스의 명상록은 그의 일상적인 감정을 우리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예컨대 루크레티우스 자신은 불안한 사람이었고, 불안과 싸우기 위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자신의 시를 사용했으며, 아우구스티누스의 경우는 그의 고백록에서 정말로 자신을 고백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사실, 고대 텍스트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그 구절들의 ..

Philo-counseling 2022.05.2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1. 영성훈련을 위한 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이 책의 그리스어 제목의 더 나은 번역은 그 자신에 대한 권고일 것이다―서양에서 취리히 인문주의자 안드레아스 게스너(Andreas Gesner)가 1558-9년에 처음 출판한 이래 독자들을 계속 매료시켜 왔다. 그러나 독자들 모두(많은 역사가들까지 포함해서)가 항상 아우렐리우스가 이 책을 쓰면서 의도했던 바를 이해한 것은 아니다. 17세기 영어 편집자이자 번역가인 Meric Casaubon과 Thomas Gataker는 고대의 현실에 대해 여전히 친밀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다루고 있는 작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명상록은 hypomnemata(라틴어로는 commentaria)라는 장르의 글을 모아 놓는 것인데, 이것은 저자가 개..

Philo-counseling 2022.05.28

P. Hadot, “오직 현재만이 우리의 행복이다”: 괴테와 고대 철학에서 현재의 순간이 지니는 가치

“그때 정신[영성]은 미래나 과거를 바라보지 않는다. 오직 현재만이 우리의 행복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2부의 이 구절은, 현재의 순간이 지니는 가치에 집중하고 인식하는 기술(the art)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학파 같은 고대 철학이 특히 강렬하게 살 것을 주장했던 바로 그 시간 경험에 해당하는데, 이하에서 우리는 이러한 유형의 경험에 특히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대사가 등장하는 문학적 맥락을 잊어서는 안 되며, 또 이 대사가 파우스트 2부의 맥락에서 그리고 더 일반적으로 괴테의 작품 내에서 의미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하의 논의 과정에서 바로 괴테 자신이 우리가 언급한 유형에 속하는 경험에 대한 주목할 만한 증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인용된 구절은..

Philo-counseling 2022.05.26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4)

3. 디오니소스 이제 소크라테스에 대한 니체의 이상스럽고 애정어린 증오로 돌아가 보자. 베르트람이 이미 그 점에 관해 본질적인 내용을 진술한 것은 맞지만, 아마도 니체의 복잡한 태도는 그가 향연의 소크라테스에 대해 언급했던, 덜 자주 주목받는 요소들 중 일부를 고려해 보면 더 잘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니체는 소크라테스의 기이한, 유혹하는 힘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니체는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이 조롱하고 현혹하는 괴물, 피리 부는 아테네인은 거만하기 이를데없는 젊은이들을 떨게 만들고 흐느껴울게 만들었다”고 적었다. 니체는 이러한 유혹의 심리적 과정(mechanism)을 정의하려 한다: “나는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반발을 야기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Philo-counseling 2022.05.21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3)

Eros 소크라테스는 서양 사상의 역사에서 최초의 개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베르너 예거의 지적, 즉 플라톤과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에 관한 자신들의 글에서 소크라테스의 문학적 초상화를 스케치하면서 독자들이 소크라테스의 독창성과 독특함을 느낄 수 있게 하고자 노력했다는 지적은 옳았다. 그들은 확실히 소크라테스가 누구와도 비교 불가능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특별한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러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같은 사실은 키르케고어가 지적한 바와 같이, 소크라테스의 성격을 묘사하기 위해 플라톤이 사용한 말뭉치에서 자주 반복되는 '아토포스'(atopos, 특정 범주에 한정되지 않는 것), '아토피아'(atopia, 규정할 수 없고 형용할 수 없는 것), '아토포타토스'(atopot..

Philo-counseling 2022.05.14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2)

소크라테스의 가면은 아이러니라는 가면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또는 테오프라스토스가 eironeia라는 어휘를 사용하는 원문을 검토해보면, 아이러니란 개인이 실제보다 열등하게 보이기 위해 자기비하를 사용하는 심리적 태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은 대화 상대방이 옳다고 인정하는 척하면서 상대방의 관점을 채택하는 담론 기술 내지 용법의 한 형태다. 에이로네이아는 청중이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기를 기대하는 말이나 연설을 사용하는 수사적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확실히 소크라테스식 아이러니는 이 같은 형식을 취한다. 키케로의 말을 빌리자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비하함으로써 자신이 반박하고 싶어한 적들에게 필요 이상의 것을 양보하곤 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인들이 '아이러니'라고 부르는 일종의 시치미 떼기를 ..

Philo-counseling 2022.05.12

5.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P. Hadot, Philosophy as a Way of Life, 1)

1. 그리스 사상의 여명기에서 현자는 살아있는 구체적인 모델 역할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Protrepticus (Exhortation [훈계, 권고] – 단편들로만 전해짐)의 한 구절이 그 같은 사실을 증언해 준다: “좋은 것들에 대해 현자보다 더 정확한 기준이나 척도가 있겠는가?” 1.1 모델로서의 현자에 관한 내 연구가 점점 소크라테스에게 집중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 그는 서양 전통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고도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둘째,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플라톤이 묘사한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은 유니크한 장점을 제공하는바, 그는 지혜라는 초험적인 이상과 구체적인 인간의 현실 사이를 매개하는 자로 그려지고 있다. 1.2 그가 현자가 아니고 지혜를 사랑하는 ..

Philo-counseling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