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ical 104

최재천교수의 “연구와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 범학문적 접근”을 듣고

저는 지난 주 한 TV 퀴즈프로그램에서 바로 오늘의 주제어라 할 수 있는 ‘통섭’ 개념을 알아맞히는 문제가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 토론자 한 사람으로서 반가웠고, 이제 이 개념이 함축하고 지향하거나 의도하는 바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이미 우리 사회의 일반교양 차원에서도 이 개념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서가에 꽂혀만 있던 윌슨의 저서를 빼어서 읽고, 또 최교수님(이하 “발제자”)의 발표문을 듣고서 서양근세철학 전공자로서 제게 떠오른 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들을 옮겨보겠습니다. ①먼저 ‘현재의 학문적 수준과 상황에서 가능한 한도 내에서’ 라는 조건이 붙어야 하겠지만, 학문들의 “많은 분야들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도록 지혜를 모으자는 근본취지에 저는 매우 공감합니다. ‘Fa..

Philosophical 2008.10.18

데카르트의 방법

데카르트의 방법 Regulae ad directionem ingenii, 1628 Discours de la Méthode pour bien conduire sa raison, & chercher la vérité dans les sciences. Plus la Dioptrique, les Météores, et la Géométrie. Qui sont des essais de cette Methode, 1668 확실성 추구의 배경: 진리의 보증처럼 여겨져 온 역사의 권위들 자체가 의심스러워 졌다. 기독교나 고대의 저서들이 그 권위를 상실한 가운데 지식을 습득하고 축적하는 원리적인 방법의 문제를 통해 확실한 지식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첫째 규칙: Studiorum finis esse debe..

Philosophical 2008.04.13

카시러의 상징

교수님께 오래 전에 칸트의 "상징"에 관해 문의 드린 P 입니다 그간 좋은 일들 많으셨는지요? 다름이 아니옵고. 김상환 교수님의 의 "상징" 편을 보았는데... 김상환 교수님은 에서 . 제3권 109p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정신의 본성은 기호를 만들고 그 기호에 의미를 내면화하는 활동적 형식, 상징적 형식에 있다 (카시러에게서 상징과 기호는 같은 의미를 지니며 언어와 이미지, 숫자, 제스처, 개념 등을 모두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감성적인 것을 통해서 어떤 정신적 의미가 지시되거나 표현되고 있다면 어느 것이나 상징 혹은 기호이다제3권 109p) 그런데 제가 알기로, 카시러는 1944년의 에서는 “상징은 지시자이고 사인은 조작자” 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사인”을 “기호”..

Philosophical 2008.03.10

하이데거의 철학은 종교인가?

선생님, 옛날 강의노트하고 기억 더듬어 몇자 적어봅니다. 1. 하이데거의 철학은 철학이 아니라, 종교에 가깝다라는 말씀 말인데요... "철학"을 너무 협소하게 정의하는 것이 아닐까요? 혹은 종교 역시 너무 협소하게, 제도종교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이데거의 철학은 '존재와 시간' 이후로 가면서 서양철학의 일반적인 사유방식으로부터 벗어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존재'의 문제를 다룬다는 것 자체도 이미 영미철학자들의 시각에서는 철학적 작업이 아니라 '문학'이라부르든 기타 뭘로 부르든 철학 활동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통적으로는 그런 문제도 분명 철학자들이 다루었던 것은 틀림없으니 '존재와 시간'에서 하이데거가 수행한 작업 (특별한 현존재인 인간의 존재 방식을 분석하고 해석하여 존재를..

Philosophical 2007.10.25

<기독교의 본질>(Das Wesen des Christentums)

루드비히 포이에르바흐(Ludwig Feuerbach), (Das Wesen des Christentums), Leipzig 1841, 1843, 1849 F는 이 획기적인 종교 비판서에서 종교의 초자연적인 신비로 간주되는 것의 기초에 아주 단순하고 자연적인 진리가 놓여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의 근본 테제는 다음과 같다: 무한자에 대한 의식으로서의 종교는 실제로는 인간의 자기 자신의 무한한 본질에 대한 의식이다. 종교의 내용은 철저하게 인간적인 것이다; 고로 신학은 감추어진 인간학이며, 신적 본질의 비밀은 인간 자신의 본질이다. 많이 증보 수정한 2판과 3판의 서문은 2개의 장(“인간의 본질 일반”; “종교의 본질 일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이 저서는 두 개의 주요 부분(“종교의 ..

Philosophical 2007.10.12

황금률과 정언명령

황금률(Goldene Regel, golden rule)과 정언명령 황금률: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7:12),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누가복음 6:31), “너에게 남이 행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결코 남에게 행하지 마라” (외경, 토비트서 4:5) 칸트는 목적의 왕국의 정식을 설명하면서 그것과 특히 셋째 버전의 황금률을 서로 혼동하지 말 것을 강조했습니다.(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 2장, B 69, Anm.) 비록 여러 제한 조건들을 달 경우, 후자가 전자로부터 도출될 수는 있으나, 이 후자는 결코 보편 법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

Philosophical 2007.10.04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1.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설은 덕윤리Virtue Ethics에 속한다. 1.1 덕윤리이니만큼 “나는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라는 물음, 즉 “의무”, “책임”, “권리” 등에 관한 물음보다는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즉 “내가 어떤 삶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하는 물음을 중시한다. 1.11 이런 의미에서 그의 윤리설은 도덕적 의무 등에 관한 한 이론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간주되곤 한다. 2. 그의 윤리학은 또 행복주의의 윤리설로서 목적론적 윤리이기도 함. (그러나 근대의 공리주의와 같은 결과론적 윤리와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 단순히 어떤 선한 결과만을 강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2.1 모든 윤리적 행위의 목표는 행복이며, 우리가 덕에 따르는, ..

Philosophical 2007.09.14